<뉴스브릿지> 전쟁에 기후위기까지…앞당겨진 '운명의 날 시계'

전하연 작가 2023. 2. 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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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운명의 날 시계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핵전쟁의 위험을 상징적으로 알려주는 시계인데, 최근 지구 종말의 시점을 뜻하는 '자정'에 가장 가깝게 다가갔다고 합니다. 


김정 어린이과학동아 편집장과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운명의 날 시계, 좀 생소하게 들리기도 하는데 이게 무엇인가요?


김 정 편집장 / 어린이과학동아 

운명의 날 시계는 일명 둠스데이 클락이라 불립니다. 


1947년 6월,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들이 핵전쟁의 위험성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1947년이면, 운명의 날 시계가 만들어진 당시는  전시 냉전 시대였겠네요.


김 정 편집장 / 어린이과학동아 

1945년 8월, 미국이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하며 제2차 세계대전이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이후 미국과 소련이라는 두 초강대국 사이의 갈등과 대립은 오히려 강화됐지요. 


양측은 원자폭탄을 만들어 서로를 위협했고 전 세계에 핵전쟁의 위기가 고조됐습니다. 


한 발의 원자폭탄만 잘못 터져도 전 세계가 쑥대밭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퍼져나갔지요. 


서현아 앵커 

그래서 이 핵전쟁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알려주는 이런 시계를 만들었던 거군요.


김 정 편집장 / 어린이과학동아 

네, 핵물리학자들은 핵전쟁의 위협을 경고하기 위해서 운명의 날 시계를 만들었습니다. 


핵전쟁의 위협이 커질수록 세계는 멸망에 가까워집니다. 


그럼 시계의 분침은 자정에 더 가까워지겠죠. 


구소련이 원자폭탄보다 훨씬 위력이 강한 수소폭탄을 개발하던 1953년에는 분침이 자정 2분 전으로 당겨졌습니다. 


구소련이 해체되고 냉전이 끝난 1991년에는 자정 17분 전으로 운명의 날이 멀어졌고요.


서현아 앵커 

네, 그렇다면 세계 정세에 따라서 분침이 왔다 갔다 이동을 하는 거군요. 


그런데 최근에 운명의 날 시계 바늘이 자정 쪽으로 조금 더 이동했다고 하는데요. 


얼마나 앞당겨진 것입니까?


김 정 편집장 / 어린이과학동아 

1월 24일 미국 핵과학자회는 운명의 날 시계의 시간이 10초 당겨졌다고 밝혔습니다. 


이제 인류 멸망 시간인 자정 12시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90초뿐입니다. 


운명의 날 시계는 현재 11시 58분 30초를 가리키고 있지요.


서현아 앵커 

네, 정말 일촉즉발의 상황이네요. 


그만큼 더 위기 상황이라는 것을 알려주는데요. 


왜 이렇게 된 겁니까?


김 정 편집장 / 어린이과학동아 

냉전 이후에도 운명의 날 시계는 여전히 작동했습니다. 


핵 위협에 이어, 기후변화가 새로운 위기로 등장했거든요. 


이번에 시간이 10초 당겨진 이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다시금 핵을 사용할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가 커지며 석탄 소비량이 급증해 기후위기까지 높아졌지요. 


서현아 앵커 

그렇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지난 월요일이죠. 


이 시계를 언급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 우려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핵 공격 시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어떤 연구도 나왔다고요?


김 정 편집장 / 어린이과학동아 

1월 17일 핵폭발이 일어나면 어디로 피하는 게 생존에 유리할지 연구한 발표가 됐습니다. 


핵폭탄이 터지면 아주 짧은 순간에 엄청난 폭발력이 생깁니다.

폭발지점으로부터 엄청난 열과 압력이 발생해 모든 물질을 기체로 만들어 버리지요. 


이 기체는 급속히 팽창해 사방으로 강력한 폭풍파를 발생합니다. 


서현아 앵커 

정말 엄청난 위력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도 있다고요?


김 정 편집장 / 어린이과학동아 

네, 키프로스 니코시아대 국방및안보연구소 연구팀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건물 실내에 폭풍파가 들어닥칠 때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좁은 공간은 공기가 흐르는 속도를 증가시킬 수 있고, 폭발파로 인해 공기가 벽에 반사되고 모서리에 구부러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최악의 경우 사람은 체중의 18배에 해당하는 힘을 받으며 큰 충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렇다면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이 그렇게 길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좀 참고를 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까요?


김 정 편집장 / 어린이과학동아 

네, 실내에서 가장 피해야 할 곳은 창문, 복도, 문이었습니다.


핵폭발이 일어날 경우 이러한 장소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서 방 구석으로 대피해야 합니다. 


되도록 폭발이 일어난 방향을 향하고 있는 벽의 모서리에 있으면, 공기가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죠.


서현아 앵커 

그러니까 정리하면 무조건 뛰쳐나간다거나 출입문 유리창 주변에 있으면 아주 위험할 수 있다는 거네요. 


연구팀에서 혹시 더 당부한 말이 있을까요?


김 정 편집장 / 어린이과학동아 

연구팀은 "폭발과 폭풍파로 인한 충격이 불과 몇 초 사이에 일어나므로 가능한 빨리 안전한 장소를 찾아 대피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당연히 바라지만 핵폭발로 인한 영향을 이해한다는 것은 부상을 예방할 수 있고 구조 활동을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절대로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이지만 정말 만의 하나니까요. 


기억을 해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주제를 좀 바꿔볼게요.


범고래에 관한 소식입니다. 


어떤 내용입니까?


김 정 편집장 / 어린이과학동아 

네, 지난 1월 10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해양수산연구소 등 공동연구팀은 범고래 조직에서 화장실 휴지를 만들 때 사용되는 화학물질인 4-노닐 페놀(4NP)이 검출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범고래 몸속에 화학 물질이 쌓인 건데,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요? 


김 정 편집장 / 어린이과학동아 

범고래는 바다 최상위 포식자 중 하나입니다. 


또 가장 오염된 고래 종류 중 하나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상어나 돌고래까지 잡아먹는 엄청난 사냥 실력 때문입니다. 


작은 물고기에서부터 큰 물고기에 이르기까지 여러 동물을 잡아먹는 만큼 몸속에 농축되어 있는 화학물질이 가득 찬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군요. 


이런 화학물질은 아무래도 독성이 있을 테니까요. 


잠재적으로 위험할 수밖에 없는데요. 


정말 안타깝습니다.


김 정 편집장 / 어린이과학동아 

독성 때문에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폴리염화비닐부터, 살충제 성분으로 악명이 높은 DDT까지 다양한 유해화학물질이 범고래 몸속에서 검출됐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미 2018년에 유해 화학물질로 인해 범고래 무리가 절반 이하로 급감해 50년 안에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인간이 미안하다' 이런 말도 생각이 납니다.

앞서 말씀하신 화장지 만들 때 사용되는 이 물질도 사실은 체내에 들어가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김 정 편집장 / 어린이과학동아 

이번에 발견된 4NP는 화장지를 만들 때 사용되는 유기화합물입니다. 


이 물질은 펄프나 종이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질입니다. 


우리 몸에 들어오면 신경계 기능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졌지만, 아직 관련 연구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에요.


연구팀은 범고래 모체에서 태아에게로 오염물질이 전달된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이는 태아 발달과 생식 능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죠


서현아 앵커 

미래로 계속 어떤 나쁜 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는 거네요. 


이 먹이사슬 꼭대기에 있는 최상위 포식자가 이렇게 환경오염에 영향을 받는다면 사람도 결코 안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연구팀 의견은 어떻습니까?


김 정 편집장 / 어린이과학동아 

네, 맞습니다. 


연구팀은 "최상위 포식자인 범고래의 몸속에서 유해 화학물질이 발견됐다는 것은 이미 독성 물질이 먹이 사슬 안으로 들어왔다는 의미"라고 우려하며, "해산물을 소비하고 마찬가지로 최상위 포식자에 해당하는 인간도 역시 안심할 수 없고 아직은 연구가 좀 더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정말 인류가 여러 가지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 같은데요. 


이 위기의 시계가 더는 앞당겨지지 않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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