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차하면 세네배 떡상, K-코인은 왜 이럴까?[엠블록레터]

전성아 엠블록컴퍼니 기자(jeon.seonga@m-block.io), 김용영 엠블록컴퍼니 기자(yykim@m-block.io) 2023. 2. 9. 18: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엠블록레터] 2월 들어 주춤거리는 코인 시장에 또 하나의 떡상 사례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페이코인(PCI)입니다. 금융 당국으로부터 실명계좌 계약을 요구받았지만 이행하지 못해 결제 서비스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몰려 빗썸, 업비트 등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지원이 종료될 것으로 보였지만 예상을 깨고 오는 3월까지 유의종목 지정 연장 판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유의종목 지정 연장이 알려진 6일 저녁 페이코인은 근 3시간만에 140원대에서 420원대로 3배가 올랐습니다.

지난 1월 가장 두드러진 떡상 사례는 바로 앱토스(APT)였죠. 심볼 때문에 아파트 코인이라고 불리며 해외에서도 한국 투자자들이 집 없는 설움을 달래기 위해 집중 매수한다는 평까지 등장했습니다. 앱토스는 1월 한달동안 4천원대 후반에서 2만2천원대까지 5배가 오른 바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런 화끈한(?) 떡상 때문에 코인 투자를 한다는 얘기도 하고 있습니다. 야구가 시간 제한이 없는 스포츠여서 9회말 2아웃에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처럼 코인도 상하한가 제한이 없는 투자 시장이기 때문에 일발역전이 가능하다는 주장인 것이죠. 그러나 제어할수도 없는 변동성이 내 편을 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만큼 근거없는 기대는 없습니다. 도대체 코인 시장은 왜 이러는 걸까요? 몇가지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코인 시장에는 기관 투자자가 없다?
주식 시장이나 다른 금융 시장에 대한 기사를 보면 기관 투자자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는 ‘소액 투자자의 자금을 대규모로 집합한 후 집적된 자금을 주로 자본시장을 통해 운용하는 투자주체’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남의 돈을 십시일반해서 모은 다음 그 돈을 굴리는 전문 투자 회사나 기관을 말하는 것입니다.

왜 갑자기 기관 투자자를 말하냐구요? 이 기관 투자자가 바로 다른 투자 시장과 코인 시장간의 결정적인 차이 중 하나로 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한 정의에서 기관 투자자의 핵심은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바로 ‘남의 돈’이고 다른 하나는 ‘전문’입니다. 뒤집어 말해 자기 돈으로 투자하거나 전문 회사가 아니면 기관 투자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규모의 자금을 집합하기 때문에 언뜻 보면 큰 손, 즉 큰 액수의 투자금을 굴리는 주체를 기관 투자자로 간주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코인 시장에도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주체들이 있기 때문에 이들을 가끔 기관 투자자라고 지칭하는 경우가 있긴 한데요. 그러나 이들 중 소액 투자자의 자금을 대규모로 집합한 회사는 거의 없습니다.

자금의 대규모 집합의 대표적인 사례는 펀드입니다. 하지만 코인 투자를 목적으로 펀드를 조성하는 집합 행위는 국내에서는 사실상 불법에 해당됩니다. 해외에서도 보편적이지 않고요. 따라서 코인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거래하는 주체들은 사실상 코인으로 부를 축적한 신흥 큰손들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자기자본 거래의 비중이 높고 설령 위탁받은 자금이라 하더라도 명확한 전략이나 수익률 목표 없이 자기자본처럼 운영하는 경우가 많죠.

이렇게 코인 시장의 큰손과 기관 투자자가 일치하지 않다 보니 투자 시장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수행하는 역할이 공백 상태입니다. 일부 기관 투자자들은 주가가 급락할 때는 저점을 지지하거나 급등할 때는 적당한 매도로 가격을 눌러줘 시장의 안정성을 높여줍니다. 없으면 당연히, 가격 널뛰기에 대한 제어도 어려워지는 것이죠.

그래서 코인시장 규제는 언제할까?
이러다 보니 코인 시장에서는 전문 자산운용사들에 의한 다양한 전략에 따른 장기 투자가 부재합니다. 따라서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매매’가 주를 이루며 이렇기 때문에 유동성 공급, 또는 시장 조성(마켓메이킹)자의 관여에 따른 변동폭이 큽니다. 변동성 증가에 따른 시장 조성자의 수익도 더 높습니다.

모든 경우는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고변동성 사례가 시장 조성자와의 연관성을 의심받고 있습니다. 몇몇 사례는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는데요. 검찰이 수사중인 사안도 있습니다. 아무리 코인 시장이 규제가 없는 무법지대라지만 기망행위에 따른 사기죄는 엄연히 적용이 되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시장 조성 행위가 여전히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제기합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뚜렷한 이유를 찾기 힘든 가격 급등이 요 근래 몇차례 발생했거든요. 게다가 이른바 ‘상폐빔’이라는 은어로도 불리는, 유의종목 지정과 거래 지원 종료 예고에도 불구하고 느닷없이 급등해 투자자들의 눈을 흐리게 하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단적으로 랠리(RLY)는 최근 사업 중단을 발표해 유의종목으로 지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유없는 급등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눈을 돌려 다른 투자 시장을 보면 이같은 시장 조성 행위는 엄격한 규제 대상입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장 조성자는 한국거래소와 계약을 체결한 회사에 국한됩니다. 또 시장 조성 행위 자체도 상시 모니터링의 대상입니다. 이는 해외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호가를 촘촘히 쌓아 거래 비용을 줄여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지만 시장 교란을 통한 부당 이득 또는 이해 상충의 여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코인 시장에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의 근거도 여기에 있습니다. 시장 조성 행위가 시장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부분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자본 시장, 그리고 투자 시장의 특성상 규제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이득이 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시장 참여자들입니다. 그리고 현재 코인 시장에서는 시장 조성자들이 규제 공백으로 인한 이득을 얻기에 너무 유리한 환경인 것이구요. 또 여기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코인이 바로 최근 이유없는 떡상을 보여준 K-코인들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개인 투자자는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이 변동성에 올라타지 않는 것입니다. 10분에 10%씩 뛰는 가격을 보면 지금에라도 매수하면 10분 뒤 10%라는 달콤한 수익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휩싸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변동성은 결코 제어할 수 없는 변동성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막대한 호가 변동은 그에 상응하는 자본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큰손의 변덕에 휘둘리는 것은 언제나 개인 투자자임을 기억해야겠습니다.

분명 코인 시장은 다양한 정보, 가치 분석, 가격 예측 등에 의거한 장기 투자보다는 중단기 매매의 비중이 높은 시장입니다. 몇년에 한번씩 찾아오는 크립토 윈터는 온갖 분석을 무력하게 만드는 주범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중단기 매매에 주력한다 하더라도 한번에 변동성 홈런을 날리겠다는 생각은 수익 타율을 매우 낮추는 결과를 초래하기 쉽습니다. 현재 주목받는 트렌드나 각 프로젝트의 활동 기록, 커뮤니티의 참가 등과 같은 재료를 활용해 중단타를 높은 타율로 기록하겠다는 생각이 수익률 관리에는 보다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오늘도 눈에 띄는 급등 코인에 현혹되지 말고 차분한 투자를 하시길 기원합니다.

<엠블록레터(Mblock)> [엠블록레터]는 매일경제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엠블록컴퍼니(Mblock)'의 뉴스레터입니다. 엠블록컴퍼니가 만든 무료 뉴스레터를 구독하시면 디지털 자산 투자의 지침이 될 올바른 정보와 새로운 블록체인 기술 트렌드를 따라잡을 수 있는 심층분석을 수·금 아침 이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아래 주소로 접속하시면 구독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https://bit.ly/mblockletter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