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금융사 배당정책 확 달라져… JB금융 주가 21% 상승

정민하 기자 2023. 2. 9. 17:5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번 실적 발표 기간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 지방금융사들은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책을 내놓았다. 4대 금융지주와 비교해 손색이 없거나 그 이상의 배당성향을 보이고 있다. JB금융지주 주가가 지난해 말 대비 20.9% 상승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왼쪽부터 BNK금융그룹, JB금융그룹, DGB금융그룹 전경. /각 사 제공

9일 JB금융지주는 2022년 실적을 발표하면서 배당금을 주당 715원으로 전년(주당 599원) 대비 19.4% 늘렸다. JB는 2022년 상반기에도 중간배당금 129원을 지급했다. 연간 배당금은 주당 835원. 배당수익률은 9.0%에 달한다. 다만 배당성향은 23.1%로 지난해와 비슷했다.

이날 JB금융은 계속 배당을 확대하겠다는 기조를 밝혔다. JB금융은 “배당성장률과 배당수익률 모두 금융사 가운데 최상위권을 유지하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11.4%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 12.0%를 넘으면,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중장기 계획도 내놨다. 13.0%를 초과할 경우 이익잉여금을 주주들에게 나눠주겠다는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권재중 J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2014년 광주은행 인수로 7% 밑으로 떨어졌던 보통주자본비율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며 “적극적인 자본재배치와 리스크 관리를 통해 12% 선을 넘기는 건 먼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기홍 회장은 “당분간 배당에 집중해 안정적인 기조를 만들 것”이라며 “이후 시장에 신뢰를 받았다는 판단이 서면 자사주 매입 소각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JB금융지주 주가는 지난해 12월 29일 7890원에서 지난달 16일 1만1160원으로 40% 넘게 올랐다. 9일 종가는 9540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20.9% 높다.

JB금융지주는 9일 2022년 실적을 발표하면서 중장기 주주환원 제고 계획도 함께 공개했다.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는 지난 2일 실적발표에서 주주환원율을 50.0%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세부 계획을 올 1분기 실적 발표 때 공개하겠다고 했다. 올해 주주환원율은 27.0%다. 배당 성향은 25%, 주당 배당금은 625원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배당 성향은 2.0%포인트(p), 주당 배당금은 65원 각각 증가했다. 여기에 더해 자사주 160억원 어치를 매입하겠다고 했다. 당기 순이익의 2.0%에 해당되는 규모다.

DGB금융은 지난해 실적이 주춤했지만, 주당 배당금을 전년보다 20원 늘린 650원으로 결정하며 배당성향을 크게 늘렸다. DGB금융의 배당성향은 27.1%로, 2021년 22.8%보다 4.3%포인트 확대한 것이다. DGB금융은 자본비율 13.0% 초과분을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렇게 되면 총주주환원율은 40%를 넘게 된다. 총주주환원율은 배당성향 및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다.

일러스트=정다운

지방금융사가 이같이 배당을 늘리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지금까지 주주환원에 인색해 그만큼 주주들의 불만이 쌓여있는 데다가, 지배구조상 취약성이 있어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방 경제가 침체 상황에서 자산 확대에 따른 수익 확보가 어렵다는 점도 작용했다.

일례로 지방금융사들의 총주주환원율은 KB·신한·우리·하나 등과 비교하면 많게는 4.8%포인트 차이가 난다. 2021년 기준 DGB금융의 총주주환원율은 21.2%로, 7대 금융지주 중 가장 낮다. BNK금융과 JB금융이 23.0%로 뒤를 이었다. 반면 신한금융과 KB금융이 각각 26.0%, 하나금융은 25.6%, 우리금융은 25.4%의 총주주환원율을 기록했다.

지배구조의 경우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지분 14%를 보유해 2대 주주로 있는 JB금융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시장에선 얼라인이 이번 주총에 JB에 이사를 파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9일 실적 발표 직후 컨퍼런스콜에서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가 직접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의 현실성에 대해서 질문하기도 했다. 의결권 제한은 있지만 지방 소재 대기업이 최대주주인 상황에서 대주주도 명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JB금융은 삼양사, BNK금융은 일본 롯데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같이 배당을 늘리는 게 장기적으로 지방금융지주에 독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비금융계열사로 확대가 문제인데,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인수합병(M&A)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주주환원율이 너무 높아지면 장기 성장성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