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 사망' 2심서 원청 전 대표 무죄·하청 전 대표 감형(종합)

허진실 기자 문제민 기자 2023. 2. 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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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야간작업을 하다 숨진 고(故) 김용균씨(당시 24세) 사망 사고와 관련, 원청 한국서부발전 전 대표에게는 무죄가 선고됐고, 하청 한국발전기술 전 대표는 감형을 받았다.

9일 대전지법 형사항소2부(재판장 최형철)는 업무상 과실치사·산업안전보건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전 대표에게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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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누구 한 명의 결정적 과오에 의해 발생한 사건 아니다"
대전고법 전경./뉴스1

(대전ㆍ충남=뉴스1) 허진실 문제민 기자 =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야간작업을 하다 숨진 고(故) 김용균씨(당시 24세) 사망 사고와 관련, 원청 한국서부발전 전 대표에게는 무죄가 선고됐고, 하청 한국발전기술 전 대표는 감형을 받았다.

9일 대전지법 형사항소2부(재판장 최형철)는 업무상 과실치사·산업안전보건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전 대표에게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김 전 대표에 대해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고 고의로 방호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며 죄를 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 역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김 전 대표가 개별 설비에 대해서까지 사고예방 의무를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각종 안전사고에 관한 보고를 받았더라도 보고가 구체적이거나 개선방향까지 지적되지는 않아 사고 위험성을 인식했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하청인 한국발전기술 백남호 전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는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받았다.

특히 1심에서 금고 및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은 서부발전 소속 일부 관계자에게는 무죄가 선고됐고, 나머지 서부발전 관계자 4명에게는 각각 금고 6개월~1년과 집행유예 2년이 내려졌다.

이밖에 1심에서 금고 1년 6개월~징역 1년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한국발전기술 소속 관계자 2명은 금고 1년~징역 1년 2개월과 집행유예 2년으로 각각 감형됐고, 나머지 발전기술 소속 관계자 3명은 1심에서 선고된 벌금 700만원~금고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이 유지됐다.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한국서부발전은 무죄를,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던 한국발전기술은 벌금 12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김용균씨가 설비를 점검하던 중 점검구 내부로 신체 일부를 넣어 협착사고로 사망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다만 당시 낙탄량이 많지 않았고 삽 등 처리도구를 사용한 흔적이 없어 낙탄 처리과정에서 사고가 일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안전조치 및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협착 위험이 합리적으로 예상 가능함에도 개방된 점검구에 덮개를 설치하지 않은 채 방치한 점, 2인1조로 적절한 근로자 배치를 하지 않은 점은 이번 사건과 인과관계가 있음이 인정된다”면서도 “설비의 이상 유무는 작동 시에만 확인할 수 있어 점검 시 컨베이어벨트의 작동을 중지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근로자인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와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다만 누구 한 명의 결정적 과오에 의해 발생한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개개인 과실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9일 대전고법 정문에서 '김용균 재단'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문제민 기자

이날 재판이 끝난 후 ‘김용균 재단’은 대전고법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선고가 있던 오늘도 보령화력발전소에서 50대 근로자가 떨어져서 사망했다. 이것이 현재 근로자들이 당면한 현실”이라면서 “이번 법원 판결이 사업주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줬다고 생각한다.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이번 판결 결과에 기가 막히고 억울하다”면서 “피고인들의 잘못이 인정되는 순간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전했다.

한편 태안화력발전소 하청 노동자였던 김용균씨는 지난 2018년 12월11일 오전 3시23분께 발전소 석탄이송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zzonehjs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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