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성공을 지우니 성공이 보였다

최수문기자 기자 2023. 2. 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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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러닝(베리 오라일리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일을 리디자인 하라 (린다 그래튼 지음, 출판사클 펴냄)
영광 안겨준 과거 성공 공식, 세월 지나면 구태의연해져
테니스 선수 윌리엄스, 낡은 습관 버리고 새 기술 익혀
지식 비워내는 '언러닝'·생산적 재구성 '리디자인' 제시
[서울경제]

코로나19 팬데익 이후 경제·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조직과 개인들의 인식 및 행동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 번역돼 나온 신간 ‘언러닝’과 ‘일을 리디자인 하라’는 변화의 시대 우리 조직과 개인에게도 절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를 위한 키워드로 ‘언러닝’과 ‘리디자인’을 제시한다. 과거의 성공했던 경험이나 지금까지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결국 미래도 없다는 것이다.

신간 ‘언러닝(원제 Unlearning)’은 말 그대로 언러닝(Unlearning·탈학습)에 대한 체계적인 이론과 실천법을 제공하는 책이다. 언러닝 이론이 국내에서 단행본으로 소개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언러닝은 ‘학습’을 의미하는 러닝(learning)에 부정을 뜻하는 접두사(un)가 더해진 말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과거에는 효과적이었나 현재의 성공에 제약을 가하는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을 포기하고 벗어나, 새로운 마음가짐과 행동을 구성하는 프로세스’로 언러닝을 정의한다.

저자인 베리 오라일리는 벤처기업의 설립과 성장을 돕는 노바디스튜디오의 공동설립자 겸 최고 인큐베이션 책임자이며 실리콘밸리의 싱귤래리티대 에서 수석 고문 및 교수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피터 센게의 ‘학습조직’ 이론 및 BJ 포그의 ‘행동설계’ 방법론 등을 종합해 개인과 조직을 위한 효과적인 ‘언러닝’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제공하고 있다.

저자는 “새로운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쓸모없고, 시대에 뒤처지고, 발전을 가로막는 낡은 지식을 먼저 비우고 버리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채우기 위해서는 먼저 비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세리나 윌리엄스, 디즈니, 미국항공우주국(NASA) 등 습관과 체질을 바꾸고 위기로부터 놀라운 전환점을 만들어낸 개인과 조직의 예들을 보여주면서 언러닝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설적인 테니스 선수 세리나 윌리엄스는 슬럼프에 빠진 시기에 프랑스의 무명 청소년 테니스 지도자를 만나면서 더 이상 승리를 안겨주지 못하는 자신의 습관들을 비워내고, 새로운 기술과 코트에서의 전술을 재학습함으로써 성공으로 이어지는 전환점을 찾을 수 있었다.

또 디즈니는 하향세에 놓인 테마파크 사업을 구하기 위해 ‘파운딩 파이브’라는 팀을 조직하고 사고방식을 관람객 입장으로 바꾸면서 연간 수익 24%를 늘린 손목용 매직밴드를 개발했다. 또 국제항공그룹(IGA), 넷플릭스, 인텔, 아마존 웹서비스, T-모바일, 브리티시에어라인, 캐피털원 등 언러닝의 생생한 사례들이 담겨 있다.

책에서 저자는 언러닝 사이클로 비움학습(Unlearn), 재학습(Relearn), 전환(Break through)의 세 단계를 정리한다. 이는 △나 자신과 조직의 발전을 가로막는 구태의연한 행동방식과 의식구조를 버리는 ‘비움학습’ △그렇게 불필요한 지식을 비워낸 뒤 새로운 기술과 전략, 혁신으로 ‘재학습’ △이를 바탕으로 과거의 습관과 사고방식을 새로운 아이디어와 관점으로 ‘전환’하는 등의 과정이다.

이와 함께 신간 ‘일을 리디자인 하라(원제 Redesigning work)’는 ‘일의 미래’라는 주제에 있어 세계적인 사상가이자 권위자인 린다 그래튼 런던경영대학원 교수가 30년간 해온 강의와 연구 결과, 그리고 그에게 자문해오는 여러 기업의 리더들을 살펴본 내용을 담은 결과물이다.

기존의 세계는 이미 일과 관련해 가장 큰 변화를 겪는 중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과거의 일은 미래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것이고 변화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특히 자동화·인공지능(AI)으로 조직과 산업이 재편되고 구성원의 직무가 바뀌며 부모 세대보다 수명이 길어져 70대까지 일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일과 회사에 대한 바람과 욕구가 완전히 새롭게 바뀌었다. 특히 최근 겪은 팬데믹 경험은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 했다.

결국 조직과 개인들은 선택의 문제에 봉착했다. 기존의 일하는 방식을 고수할 것인가, 아니면 더 생산적이고 유연한 활동이 되도록 일을 다시 디자인할 것인가이다. 팬데믹 이후 일반화됐던 재택근무가 다시 사무실 복귀로 바뀌면서 조직에 혼란을 주고 있는 것이 변화를 추동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저자는 일을 리디자인 하는 데 4단계 프로세스를 제안한다. △첫째는 사람과 네트워크와 직무를 이해하는 단계 △두번째는 일이 무엇인지 재상상하는 단계 △세번째는 리디자인 아이디어를 모델로 만들어 테스트하는 단계 △ 마지막은 모델에 따라 행동하며 새로운 업무방식을 창조하는 단계다.

저자도 ‘언러닝’을 강조하는 데 결국 필요한 것은 변화다. 저자는 “성인이 뭔가를 배우기가 그토록 어려운데 이는 학습이라는 것이 뭔가를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배운 것을 버리는 ‘언러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정가 각각 1만9000원, 2만2000원.

최수문기자 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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