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물방울' 로마네콩티 1년째 수입 막힌 까닭은
세계 최고급 와인 '로마네 콩티'가 1년 넘게 한국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로마네 콩티를 비롯한 도멘 드 라 로마네 콩티(DRC)의 전 제품에 수입 중단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9일 식약처에 따르면 2020년 8월 병행수입사가 통관하려던 DRC의 유명 와인 '라 타슈'에서 기준치(0.2㎎/㎏) 이상의 '납'이 검출됐다. 라 타슈는 750㎖ 한 병에 1000만원이 넘는 최고급 와인이다.
당시 식약처가 병행수입사에 소명을 요구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이 이뤄지지 않았다. 병행수입사도 소규모 개인 수입사가 아닌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기업의 와인 수입 업체였다. 결국 DRC는 식약처의 현지실사 대상이 됐다. 식약처는 코로나19로 현지실사가 힘들어지자 비대면 심사를 하겠다고 선회했다.
하지만 2021년 11월 비대면 조사 결과에서도 최종 '부적합' 판정을 받게 됐고 결국 '수입 중단' 조치가 취해졌다. 수입 중단을 풀기 위해서는 수입사가 아닌 제조사가 직접 나서야 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수입 식품에서 납과 같은 중금속이 검출되면 국민 건강과 관련한 문제이기 때문에 식품 제조사에 어떤 공정을 거쳐 제품을 생산하는지 직접 소명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DRC는 라 타슈를 비롯해 로마네 콩티, 로마네 생 비방, 에셰조, 리쉬부르 등 부르고뉴의 특급 포도밭에서 최고급 와인을 생산하는 세계 와인업계의 '황제'다. 특히 로마네 콩티는 한 해 6000병 정도만 생산돼 국내 대기업에서도 한정된 수량만 받는다.
로마네 콩티를 한 병 받기 위해서는 다른 종류의 와인 11병을 함께 사야 한다. 그래서 공식 수입되는 상품은 12병이 한 세트로, 가격대는 7000만원대에 달한다.
로마네 콩티 공식 수입사인 신동와인은 "로마네 콩티의 수입이 정지된 것은 사실이지만 현 상황에 대해 언급하기는 부담스럽다"면서 말을 아꼈다.
납이 검출된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먼저 병행수입한 라 타슈가 '가짜'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라 타슈와 로마네 콩티는 DRC 독자 소유의 모노폴 포도밭이고 DRC의 와인에는 와인병마다 고유번호가 적혀 있어 유통경로를 추적할 수 있다. DRC가 고자세로 식약처의 질의에 협조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한 와인업계 관계자는 "와인에서 중금속인 납이 검출됐는데 그 업체가 아무리 DRC라고 해도 한국법을 따르는 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는 DRC에 납 검출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지, 조사가 이뤄졌는지, 가짜 와인일 가능성이 있는지 등에 대한 질의를 보냈지만 아직 답을 받지 못했다.
[김기정 컨슈머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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