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피난갔던 뭉칫돈, 투자자산 '유턴'

류영욱 기자(ryu.youngwook@mk.co.kr), 임영신 기자(yeungim@mk.co.kr) 2023. 2. 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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逆머니무브 흐름 끝물, 예금 수신잔액 한달새 45조 뚝
금리인상 종료 기대감…자산운용사 수신은 51조 늘어

시중 금리가 하락세에 접어들고 통화 긴축이 마무리 수순이라는 인식이 시장에 퍼지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역(逆)머니무브'가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은행 수신 자금은 빠른 속도로 이탈했고,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대한 투자 금액은 늘어나는 등 투자처를 찾는 자금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예금은행의 수신잔액은 2198조원으로 전월보다 45조5000억원이 감소했다. 지난해 4~11월 연속 증가한 뒤 두 달 연속 감소세다.

특히 수시입출금식예금은 한 달 만에 59조5000억원이 빠져나가며 2002년 1월 통계를 집계한 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일시적으로 들어왔던 법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부가가치세 납부를 위해 자금 인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예·적금 잔액도 2개월 연속 줄었다. 지난달 말 기준 849조867억원으로 집계돼 전월(855조6676억원)보다 6조5809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역머니무브'가 주춤한 배경에는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커진 이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차주들이 여윳돈으로 부채를 청산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은은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전월보다 4조6000억원 줄어든 1053조4000억원이라고 밝혔다. 1월 기준 감소폭은 2004년 1월 이후 19년 만에 최대폭이다.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 포함) 잔액은 798조8000억원으로 한 달간 변화가 없었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4조6000억원이나 줄었다.

한은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에 시중 금리가 하락하자 고금리를 좇아 은행권에 몰린 자금이 투자처로 이동 중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날 한은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수신은 전월보다 51조4000억원 늘었다. MMF는 전월보다 39조원 늘었고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 유입도 각각 4조1000억원, 2조원 증가했다. 위험자산인 증시로도 자금이 증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1조5218억원으로 지난해 10월 6일(51조7942억원) 이후 최대 수준이었다.

[류영욱 기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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