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재 '직주락' 도시로 몰린다
서울시 용산축 개발 속도
노들섬, 예술섬으로 조성
지난 1월 방문한 미국 뉴욕 허드슨강의 거버너스 아일랜드. 당초 이곳은 지난 200여 년간 군부대 주둔지였다가 2014년 공원으로 시민에게 개방됐다. 여의도의 4분의 1(0.69㎢)에 불과한 작은 섬이 뉴욕 시민에게 돌아오기까진 알려지지 않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군부대 이전 계획이 나오자 정보기술(IT) 기업 아마존이 섬의 일부를 오피스타운으로 쓰고 싶다고 뉴욕시에 요청했던 것. 직원들의 라이프스타일(삶의 질)이 인재 유치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 일찌감치 간파한 것이다. 공원 설계를 맡았던 대니얼 바시니 웨스트8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뉴욕시가 이 섬은 시민 모두의 것이라고 결정해 아마존의 요청은 해프닝으로 끝나게 됐다"며 일화를 들려줬다.
도시공간의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국내외 도시계획의 기본 콘셉트는 '용도지역'이었다. 상업·주거·여가 등 기능에 따라 공간을 구분하고 기업은 업무구역(산업단지)에 집중 배치했다.
하지만 최근 이 트렌드가 깨지고 있다. 업무구역과 주거, 여가 공간을 모아 소규모 클러스터를 하나의 도시 안에 여러 곳 조성하는 방식이다. 한마디로 일과 거주·놀이(WLP)를 한곳에서 누릴 수 있는 '직주락(職住樂)'이 글로벌 스탠더드로 떠오르는 셈이다. 한국도 외국 투자자본과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WLP' 도시로의 전환이 발등의 불이 됐다.
서울시는 '2040플랜'에서 서울 각지에서 접근성 좋은 용산공원(현재 용산 미군기지)을 중심축에 놓고 한강과 지천을 따라 퍼지는 동선을 공원으로 조성해 촘촘한 생활권 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서울시가 9일 발표한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방안'도 같은 맥락이다. 용산구 노들섬에 혁신적인 디자인을 적용해 수상예술무대 등을 지어 '예술섬'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나라에 아름답고 개성 있고 상징성까지 있는 건축물이 많다"며 "우리나라도 직주근접 공간에 이 같은 건축물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뉴욕 손동우 부동산 도시계획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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