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갑 아파트 퇴출나선 서울시 "혁신 디자인에 용적률 20% 추가"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 정석환 기자(hwani84@mk.co.kr) 2023. 2. 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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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 '도시 매력' 강조
서울 녹지비율 3.7% 불과
용산같은 도심공원 더 늘려야

서울시가 도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직주락(일·거주·놀이)' 강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획일화된 도시 외관의 원인으로 꼽히는 '성냥갑 아파트'를 퇴출하고 특색 있는 민간 건축물의 용적률을 높이는 등 도시 디자인 혁신을 통해 글로벌 도시 경쟁에서 앞서나간다는 구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9일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디자인이 혁신적인 건축물이 많이 생기도록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오 시장은 "서울은 이미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오고 싶어하는 도시지만 서울 모습에 실망할까봐 두렵다"며 "'이 정도밖에 안 되냐'고 느낀 사람은 두 번 다시 서울에 오지 않는다. 건물 하나가 도시의 운명을 바꾸는 시대"라고 말했다.

디자인 혁신을 위해 민간에서는 '특별건축구역 공모'를 진행한다. 공모를 통해 혁신적인 건축 디자인에 대한 제안을 받을 계획이다. 이때 디자인이 훌륭한 건축물은 용적률을 법정 상한선의 1.2배까지 높여준다. 가령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 있는 건축물은 용적률 상한선이 300%지만 혁신 디자인을 도입하면 용적률을 1.2배인 360%까지 올릴 수 있게 된다. 특별건축구역 제도는 '디자인 자유구역'으로 전면 개편해 운영한다. 한강 접근성을 고려한 특화 디자인을 설계하면 초고층 아파트 건립도 허용된다. 이는 일률적인 기존 성냥갑 아파트에서 탈피해 조화로운 스카이라인을 만들겠다는 조치다.

심사 단계에서 디자인 변경이나 왜곡을 막기 위해 도시·건축·교통·환경평가는 '통합 심의'로 진행된다. 오 시장은 "용을 그렸는데 뱀이 되는 사례와 같이 원래 디자인이 온데간데없고 아주 흉측한 형상으로 구현되는 걸 막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혁신 디자인을 강조하는 것은 그만큼 '녹지 공간'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혁신 디자인이 뒷받침되면 건물이 높아지는 만큼 녹지 공간과 시야를 확보할 수 있고, 이에 따른 비용 증가는 용적률 혜택으로 일정 부분 상쇄한다는 구상이다. 오 시장은 "과거 도시 디자인을 시작할 때 '먹고살기 힘든데 무슨 도시 디자인이냐'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이 모든 게 도시 경쟁력을 위한 것"이라며 "규제 철폐로 외국보다 더 멋진 건축물을 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72시간 프로젝트'를 통해 녹지와 쉼터 공간을 조성하며 서울시 내 공원녹지 소외지역 해소 정책을 펼쳤다.

그동안 서울은 글로벌 도시 경쟁력 평가에서 낮은 녹지 비율이 문제로 지적되곤 했다. 서울은 공원·녹지 비율이 3.7%에 불과하다. 미국 뉴욕 맨해튼(26.8%), 영국 런던(14.6%) 등 글로벌 대도시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매일경제 용산미래클럽 공동기획

[이희수 기자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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