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 터트린 금융지주들 사이…끼지 못한 DGB

이경남 2023. 2. 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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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전망대]
작년 순익 4411억원…전년비 20.4% 급감
은행·캐피탈 분발했지만…증권·생보 '발목'

주요 금융지주들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연이어 새로 쓰면서 샴페인을 터트리고 있다 하지만 DGB금융지주만 여기에 끼지 못했다. DGB금융지주의 2022년 실적은 은행을 품고 있는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재작년보다 줄었다.

일단 시장금리 인상이라는 호재를 만난 핵심 계열사 DGB대구은행은 순익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증권사와 생명보험회사 등 비은행 계열사들의 부진이 뼈아팠다. 

DGB금융지주 순익 및 순이자마진 추이. /그래프=유상연 기자 prtsy201@

제 역할한 DGB대구은행

DGB금융지주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441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 2021년 5538억원과 비교해 20.4%나 줄어든 규모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이자 이익 확대 수혜를 누렸던 DGB대구은행은 제 역할을 해줬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3925억원의 순익을 내며 2021년 3300억원보다 18.9% 많은 순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대출자산의 증가세가 이어진 가운데 지난해 시장금리가 계속해서 오른 영향에 이자이익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대구은행 지난해 이자이익은 1조4449억원으로 2021년 1조2235억원과 견줘 18.1% 늘었다. 

하지만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수출이 줄어드는 등 경제 여건이 좋지 않다는 점은 DGB대구은행에 확실한 고민거리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통상 시중은행은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의 비중을 각각 50% 수준으로 맞춘다. 다만 DGB대구은행은 제조업 기업, 수출기업 등이 거점지역에 몰려있다는 특성 때문에 기업대출 비중이 64%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해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박 등으로 인해 이러한 기업들의 업황이 악화한 상황이다. 이는 DGB대구은행의 건전성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끼쳤다. 

구체적으로 DGB대구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연체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출채권 비율)은 2021년 0.48%에서 지난해에 0.59%로 올랐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0.22%에서 0.43%로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뛰었다. 

특히 기업대출의 연체율이 2021년 말 0.25%에서 지난해 말 0.50%까지 뛰면서 은행 전체 연체율 상승을 야기했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이는 거점지역 기업들의 경기 악화가 DGB대구은행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올해 역시 이들 기업의 업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DGB대구은행 입장에서는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건전성 관리와 함께 대내외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기만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이투자증권 순익 추이. /그래프=DGB금융지주 제공

뼈아픈 하이투자증권·DGB생명의 부진

DGB금융지주가 금융지주들의 '역대 최대 실적' 행진에 동참하지 못한 것은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 탓이엇다.

핵심 비은행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이 특히 그랬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376억원의 순익을 냈는데 이는 2021년 1639억원과 비교해 77.1%나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주식시장 침체로 인해 대부분 증권사의 실적이 후퇴했지만 하이투자증권의 부진이 유독 두드러졌다. 

주식시장 침체로 브로커리지 수익, 자산관리(WM)수익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국내 금융시장을 강타한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PF(프로젝트 파이낸싱)부분에서 수익이 크게 줄어든 게 원인이 됐다. 

특히 PF와 관련된 위기가 심화하면서 하이투자증권이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던 점도 실적 악화의 원인이 됐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에만 1120억원의 특별충당금을 적립했다. 

DGB금융 관계자는 "시장이 추가로 악화할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다"며 "이러한 선제적 충당금은 중장기적으로 DGB금융지주의 안정적이고 신뢰성 있는 이익 달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DGB생명보험도 순익이 2021년의 절반 가까이로 줄었다. DGB생명보험의 2022년 순익은 212억원으로 2021년 427억원보다 50.4% 감소했다.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금을 금융시장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생명보험업계의 특성상 지난해 주식시장 침체와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가 순익 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DGB캐피탈은 여신전문회사 중 드물게 10% 이상 순익을 끌어올리면서 제 역할을 해줬다는 평가다. DGB캐피탈의 지난해 순익은 773억원으로 2021년과 견줘 10.1% 증가한 성적표를 받았다. 

대출 자산이 꾸준히 증가한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이자이익이 늘어난 것이 핵심이었다. 이와 관련 DGB캐피탈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1545억원으로 전년도와 견줘 14.4% 늘었다.

아울러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해온 것을 바탕으로 충당금 전입액을 줄인 점과 비용 절감 등을 통해 판매관리비를 줄인 점도 DGB캐피탈이 호실적을 내는 데 힘을 보탰다. 

이경남 (lk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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