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주가 챗봇따라 희비 MS 승승장구, 바이두 불똥

이상덕 특파원(asiris27@mk.co.kr),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2023. 2. 9. 17: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구글 바드 실수에 주가 급락
국내증시 AI 관련株도 약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공지능(AI) 검색엔진 '챗GPT'가 전 세계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새로운 AI가 애플 MS 아마존 구글 메타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외 빅테크 경쟁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에서는 빅테크, 스타트업을 막론하고 챗GPT와의 경쟁·협력 구도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주가가 폭락해 시가총액 133조원이 사라진 것은 투자자들이 챗GPT 파장을 그만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의미다.

주가 폭락을 촉발한 것은 구글의 챗봇 바드가 내놓은 오답 때문이다. 구글은 바드를 통해 아홉 살 어린이를 상대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의 새로운 발견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라고 물으며 시연한 짧은 GIF 형식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에 바드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태양계 밖의 행성에 대한 최초의 사진을 찍는 데 사용됐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대답에 대해 미국 과학자들의 지적이 쇄도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외계 행성 이미지를 촬영한 첫 우주망원경은 2004년 유럽남방천문대가 설치한 초거대 망원경 'VLT(Very Large Telescope)'이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는 미국 동부시간 오전 8시 30분에 시작했다. 하지만 오답 소식이 전해지자 증시 개장과 동시에 구글 주가는 급락했다. 검색 엔진 장악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해온 구글의 미래에 의구심이 일었기 때문이다. 포천은 "구글의 AI가 1000억달러짜리 오류를 저질렀다"면서 "AI 기반 검색 엔진이 시장에 나오고 있지만, 실수가 늘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챗GPT로 기선을 제압한 MS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MS는 100억달러를 투자한 오픈AI의 만능 챗봇 '챗GPT'를 업데이트해 자사 검색 엔진인 '빙(Bing)'에 탑재하고 수백만 명을 상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겠다고 밝힌 상태다. 특히 챗GPT를 등에 업으면서 MS 주가는 최근 한 달새 약 17.4% 상승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1조9900억달러인데 2조달러 재진입은 시간문제라는 평가다. 실제로 AI 챗봇 경쟁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중국의 검색 엔진 업체인 바이두 역시 오는 3월 AI 챗봇 중국판을 발표하겠다고 선언했다. 바이두는 현재 이른바 '어니 봇(Ernie Bot)'을 테스트하고 있다. 나스닥에 상장된 바이두 주식은 한 달간 14.2% 상승했지만, 이날 구글의 실수에 염려감이 함께 커지면서 4.9% 떨어졌다.

한국 빅테크들 역시 AI 챗봇 개발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진행한 연간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 상반기에 '서치GPT'를 출시하겠다고 예고했다. 카카오도 챗GPT를 만든 오픈AI가 공개한 GPT-3 소스를 바탕으로 한국어 특화 모델인 'KoGPT'를 개발했다. 카카오는 역시 오픈AI가 만든 이미지 생성 모델 '달리(DALL-E)'를 활용한 '민달리'도 내놨다.

국내 증시에서는 챗GPT 관련 테마주들에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상장 기업 2688개 가운데 올해 들어 전날까지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기업은 코난테크놀로지(245%)로 나타났다. 이외 관련주로는 오픈엣지테크놀로지(142.2%), 유엔젤(130.6%) 등이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하지만 이날 AI 관련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구글의 '바드'가 잘못된 답변을 내놓았다는 논란이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난테크놀로지(-6%), 오픈엣지테크놀로지(-6.4%), 유엔젤(-6.2%), 알체라(-0.9%) 주가가 모두 빠졌다.

[실리콘밸리 이상덕 특파원 / 서울 박윤예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