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지사 ‘설악산 쓰레기나 주워라’ 발언, 환경 인식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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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를 놓겠다는 그곳에 한 번이라도 가봤을까요? 거기 서서 바람이라도 한번 맞아봤는지, 자연의 경이로움에 빠져봤는지 의문입니다. 그랬다면 '쓰레기나 주워라'라는 말은 못 할 텐데, 화가 납니다."
박그림 녹색연합 공동대표는 지난 8일 <한겨레> 와 한 통화에서 김진태 지사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에 반대하는 환경단체들을 향해 "그토록 설악산을 사랑한다면 설악산에 와서 등산로에서 쓰레기 줍는 봉사활동부터 하기 바란다"고 말한 것을 두고 "환경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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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를 놓겠다는 그곳에 한 번이라도 가봤을까요? 거기 서서 바람이라도 한번 맞아봤는지, 자연의 경이로움에 빠져봤는지 의문입니다. 그랬다면 ‘쓰레기나 주워라’라는 말은 못 할 텐데, 화가 납니다.”
박그림 녹색연합 공동대표는 지난 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김진태 지사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에 반대하는 환경단체들을 향해 “그토록 설악산을 사랑한다면 설악산에 와서 등산로에서 쓰레기 줍는 봉사활동부터 하기 바란다”고 말한 것을 두고 “환경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박 공동대표는 “설악산이 왜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국립공원은 어떤 정책에 의해 보존돼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며 “설악산은 그 자체가 천연보호구역이자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등으로 지정돼 있다. 케이블카 설치는 이런 설악산을 파괴하고, 설악산에 사는 천연기념물 산양을 비롯한 야생생물의 살 곳을 빼앗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설악산 등산로에는 쓰레기가 그렇게 많지도 않다”며 “등산로 쓰레기 줍기가 (산을 사랑하는 행위란 것은) 언젯적 얘기인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지난 7일 김 지사는 강원도의회 제316회 임시회 신년 연설에서 “일부 환경단체들이 오색케이블카를 좌초시키기 위해 또다시 환경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전국에 수많은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데 왜 이토록 오색케이블카만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단체들이 그토록 설악산을 사랑한다면 설악산에 와서 등산로에서 쓰레기 줍는 봉사활동부터 하기 바란다”며 “도지사로서 그들과 같이할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양양군 서면 오색리와 설악산 대청봉 인근 봉우리 사이 3.5㎞ 구간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1982년 강원도가 설치를 추진하면서 논의가 시작됐는데, 환경 훼손 우려로 수차례 사업 추진과 중단을 반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오색케이블카 사업 정상 추진을 약속하면서 이번 정부 들어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양양군이 지난해 12월 원주지방환경청에 환경영향평가서 재보완서를 제출하면서 조만간 원주지방환경청이 검토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공동대표는 “윤 대통령 대선 후보 시절부터 설악산 인근에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무조건 추진’이라는 펼침막이 여럿 붙어 있었다”며 “지금도 환경에 대한 고려 없이 사업을 ‘무조건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토의 5%도 되지 않는 국립공원조차도 우리 아이들에게 돌려줄 수 없다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이냐.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되면 다른 지방정부에서도 줄줄이 케이블카를 설치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주지방환경청은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끝까지 싸워 케이블카 설치를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공동대표는 30여년간 오체투지 순례, 도보순례, 천막 농성 등으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막기 위해 투쟁해왔다. 그는 고등학생 때였던 1966년 혼자 설악산을 찾았다가 자연의 경이로움에 빠졌고, 1972년에는 설악산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박그림’으로 개명했다. 1992년 서울에서 설악산 인근으로 이사한 뒤 지금까지 설악산 보호에 힘쓰고 있다. 최근에도 그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추진 중단을 촉구하며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양양 한계령휴게소부터 원주지방환경청까지 135㎞를 걸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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