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다른 미국 인플레이션 속 살아남기

칼럼니스트 이은 2023. 2. 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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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장바구니는 가벼워지는데 영수증의 액수는 줄어들 줄을 모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무래도 소비자의 부담은 높아지고 팁문화에 익숙한 미국 소비자들조차 팁의 액수를 조금씩 줄이거나 식당에서 밥을 먹는 것보다는 팁을 훨씬 덜 내도 되는 테이크 아웃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

미국도 한국도 다들 인플레이션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래도 손끝에 아무 부담 없이 담아 올 수 있는 건 기약없는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자위적인 낙관주의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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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영부영 육아인류학] 미국 엄마의 절약 '흉내' 이야기

점점 장바구니는 가벼워지는데 영수증의 액수는 줄어들 줄을 모른다. 오히려 하루하루 멈출 줄 모르고 높아만 간다. 분명 3.4불 정도면 살 수 있었던 큰 사이즈 우유도 4.8불 가까이로 올랐고 40개들이 생수도 4불이 좀 안되면 살 수 있던 것이 5불 가까이 지불해야 살 수 있게 됐다. 체감상 제일 가격이 많이 오른 식료품은 바로 계란이다. 아이들이 제일 잘 먹는 계란이 할인 마트에서도18알 정도에 3.5불 정도면 살 수 있던 것이 이제 6불 넘게 내야 장바구니에 넣을 수 있는 품목이 되었다. 사실 한국의 과일 , 채소 가격이 타국보다 유난히 비싼 탓에 천정부지로 치솟은 미국의 과일, 채소 등 식료품 가격이 한국인들에게는 잘 안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외식에 드는 비용을 듣는 다면 누구든 놀라게 될 것이라고 자부(?)한다.

 

기존에도 한국에 비해 미국의 외식 비용이 꽤 비싼 편인데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천정부지로 올랐다. 미국 식당에서는 원래 음식 가격 자체도 비싼 편인데 여기에 세금은 물론이고 최소 15~18%의 팁 가격도 추가된다.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서 각 메뉴의 가격도 오르고 이에 따라 팁의 가격도 상승하면서 외식 한번 하는 것도 심사 숙고 하게 된다. 4인 가족이 저녁 외식을 하게 되면 그다지 비싸거나 좋은 식당도 아닌 평범한 미국 식당에서 밥을 먹어도 팁까지 포함하면 보통 거의 100불 가까운 금액이 나오게 된다. 현재 환율 기준으로 거의 12만 8000원이나 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무래도 소비자의 부담은 높아지고 팁문화에 익숙한 미국 소비자들조차 팁의 액수를 조금씩 줄이거나 식당에서 밥을 먹는 것보다는 팁을 훨씬 덜 내도 되는 테이크 아웃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

 

대형할인마트에서 간단한 식료품을 구매한 후의 영수증(하얗게 가린 부분은 개인정보). 몇가지 담지 않은 것 같은데 한화로 거의 12만 5000원 가량이 나왔다. ⓒ이은
위의 영수증 품목을 카트에 담은 모습. 넓은 카트가 반 이상 비어있는 느낌이다. ⓒ이은

이러다 보니 게으른 엄마는 외식을 자주 하는 대신 아이들이 집밥 대신 밖에서 먹는 기분을 낼 수 있게 인스턴트 음식을 해주거나 (미국 식당의 키즈 메뉴는 대부분 치킨 너겟이나 미니 피자 등의 메뉴가 많다) 평소에는 잘 먹이지 않는 짜장라면이나 피쉬스틱을 만들어준다. 의외로 아이들은 이 메뉴를 더 잘 먹고 평소와 다른 식단이라 맘에 들어한다. 만드는 나도 죄책감이 좀 들어서 그렇지 훨씬 간편하고 쉽게 만들 수 있다. 사실 생각해보면 굳이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 지나치게 자주 먹지만 않으면 아이가 인스턴트를 좋아하면 먹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자주 하면 꽤 부담되는 높은 외식 가격도 피할 수 있으니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날이 따뜻해지면 도시락을 싸서 피크닉을 나가면 더더욱 외식 느낌이 날 것만 같다.

역대급 인플레이션 속에 소시민으로 사는 엄마 아빠는 근심도 조금 늘었지만 그래도 아이들과 함께하는 소소한 추억만들기는 놓치고 싶지 않다. 미국도 한국도 다들 인플레이션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래도 손끝에 아무 부담 없이 담아 올 수 있는 건 기약없는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자위적인 낙관주의 뿐이다. "This too shall pass (이 또한 지나가리라)."

*칼럼니스트 이은은 한국과 미국에서 인류학을 공부했다. 미국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마치고 현재는 미국의 한 대학에서 인류학을 가르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가는 낙천적인 엄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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