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비교 플랫폼, 출범 전부터 수수료 갈등
이번엔 자동차보험 두고 논란
손보 "수수료로 보험료 올라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
플랫폼 "소비자 편의 강화
전체 보험시장 확대 효과"
"여러 보험사 보험료를 네이버 같은 플랫폼에서 한눈에 비교해보고 가장 저렴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면 훨씬 편리해질 겁니다."(A플랫폼 관계자)
"플랫폼 비교 서비스를 허용해주면 네이버·카카오·토스에 주는 수수료가 다이렉트 채널 가입자에게 전가됩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주문해 먹는 고객과 매장에 가서 포장해오는 고객이 같은 금액을 내야 하는 셈인데, 이를 막을 장치를 만들 수 있게 해달라는 겁니다."(B손해보험사 관계자)
보험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도입되기 전부터 논란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규제 샌드박스 혁신 서비스로 지정해 이른 시일 안에 시행한다는 방침인데, 양측의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몇 달째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작년까지는 비교·추천 대상에 어떤 상품을 넣을 것인지에 대해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했다면, 이달 들어선 자동차보험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손해보험업계는 지난 7일 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관련 건의 사항을 당국에 전달했고, 9일 당국 관계자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손보업계는 플랫폼 기업들이 보험 판매 채널에 진출하면 기존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플랫폼에 지불하는 수수료'를 보험료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가 쟁점이다. 현재 차보험료는 판매 채널에 따라 다르다. 설계사를 직접 만나 가입하는 경우(대면), 전화마케팅으로 가입하는 경우(TM), 소비자가 직접 회사 홈페이지에서 가입하는 경우(CM)에 따라 보험료가 모두 다르다. 당연히 CM 채널에서 가입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다. 그런데 플랫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이와 같은 CM 채널로 분류되면서 별도로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점이 문제라고 보험업계는 주장한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여러 보험사 상품을 모아서 보여주면서 각 회사 홈페이지 링크를 걸어주는 것인데, 보험사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며 "이를 감안해 다이렉트 사이트(CM) 보험료와 플랫폼 서비스용 보험료를 다르게 책정할 수 있게 해달라고 당국에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CM 채널용 보험료를 적용하면 CM 채널로 가입한 소비자도 플랫폼 수수료를 부담하는 부당한 사례가 생긴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주장이다. 수수료를 얼마로 정할지, 어떤 경우에 지급할 것인지도 넘어야 할 산이다. 업계는 '쇼핑 비교' 서비스로 접근해 보험료의 2% 내외를 수수료로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플랫폼들은 이보다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다른 판매 채널은 보험 중개의 전 과정인 5단계를 수행하지만, 플랫폼은 첫 단계인 '권유'만 한다"며 "수수료는 계약이 체결되는 경우에 한해 지급하고, 갱신 계약은 제외하는 등 합리적인 수준의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플랫폼업계는 "광고비 절감 효과를 고려하면 수수료 때문에 보험료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 아직 수수료율이나 취급 상품 등의 윤곽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 향후 있을 당국과의 간담회에서 의견 차이를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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