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구조 앱·포털 등장… SOS 하루만에 개발자 1만5000명 모였다

박순찬 기자 2023. 2. 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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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5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튀르키예, 시리아 지진 현장에서 군인, 구조대, 의료 봉사자 외에 소프트웨어(SW) 개발자들 역시 기술로 사람을 살리고 있다. 재난 발생 수시간만에 전 세계 SW 개발자들이 모여 매몰된 피해자의 위치를 파악하고, 구호품을 배포하는데 도움이 되는 앱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지진 현장, 기술이 사람을 살린다

8일(현지 시각) IT매체 와이어드에 따르면, 튀르키예의 중견 개발자 클르츠(Kılıç)와 외즈바타프(Özvataf)는 6일 지진이 발생하자 소셜미디어 트위터와 디스코드를 통해 ‘SOS’를 쳤다. 이름은 ‘지진 피해 지원 프로젝트(Earthquake Help Project)’. 하루만에 1만5000여명의 전 세계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들이 모였다.

튀르키예 지진 피해자들의 소셜미디어상 구조, 도움 요청을 한꺼번에 모아 지도상에 표시해주는 서비스. /afetharita.com

이들은 지진 피해 지원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앱을 만들기 시작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지진 피해자들의 도움 요청을 한꺼번에 취합해 지도에 표시해주는 앱도 그 중 하나다. 소셜미디어에 산발적으로 흩어져있는 구조, 물품 요청을 일목요연하게 지도 위에 나타내 구조대가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밖에 지진 피해를 입었을 때 무엇을 해야하고, 어디에 연락하면 되는지 관련 정보를 모아놓은 앱, 사람들이 스스로 안전 여부를 표시할 수 있는 포털도 제작했다. 모든 프로그램은 지진으로 열악한 인터넷 환경 속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가볍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이들이 만든 앱에는 10만명 이상이 접속했다. 개발자들에게 “앱 덕분에 잔해 속에서 구조됐다”는 감사 메시지들도 속속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클르츠씨는 “이런게 우리가 원했던 진정한 영향력(impact)”이라며 “구조팀의 노력과 기술이 결합됐을 때, 더욱 빨리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와이어드에 말했다.

◇세계 각국 위성들도 튀르키예 도와

세계 각국 위성들도 튀르키예를 돕고있다. 튀르키예 재난위기관리청(AFAD)은 지진이 발생한 6일 ‘우주 및 주요 재난’ 국제 헌장의 가동을 요청했다. 유럽우주국(ESA)과 프랑스 국립우주센터(CNES), 캐나다우주국(CSA)이 주축이 돼 2000년 만든 것으로, 현재 한국을 비롯한 17국의 우주 관련 단체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이 헌장에 따라 회원국들은 각자 보유한 위성을 활용해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역을 촬영, 고해상도의 영상·사진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 자료가 있으면 지진으로 인한 도로 파손, 침수 등 각종 현황을 파악해 효과적으로 재난에 대응할 수 있다.

튀르키예 지진 현장을 돕기위해 지난 6일 발동된 '우주 및 주요 재난' 국제 헌장. 한국국토교통부도 국토 위성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disasterscharter.org

한국 국토교통부도 8일 튀르키예에 국토 위성 영상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독자 기술로 개발한 국토 위성은 고도 500㎞에서 가로·세로 50cm 크기의 물체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고해상도 영상을 찍어 보낸다. 평소에는 한반도를 찍지만, 이번에 튀르키예의 구호·복구를 위해 처음으로 해외 영상을 찍어 보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크의 부작용도

반면 테크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영국 BBC는 8일 튀르키예 지진과 무관한 각종 재해 사진·영상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트위터 등을 통해 퍼져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쓰나미, 건물 붕괴 등 극적인 영상들이 많은데 대부분 과거에 발생했던 재해 영상을 마치 튀르키예 현장인 것처럼 거짓으로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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