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5000억 쏟아부은 LIV골프 "번 돈은 없다"

조효성 기자(hscho@mk.co.kr) 입력 2023. 2. 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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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골퍼 계약금 1조원 넘고
대회운영비도 1조원 넘는데
유튜브 시청 6만7천명 불과
올해는 美 방송과 계약했지만
중계권료 없이 광고수익 공유
수익구조 창출에 시간 걸릴 듯

'약 2조5278억원.' 입이 떡 벌어지는 돈을 단 1년 만에 썼다. 그런데 수입은 단 한 푼도 없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말이 딱 맞는다.

지난해 세계 골프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LIV 골프 이야기다.

미국 골프 매체 골프다이제스트는 9일(한국시간) LIV 골프 변호사들이 성명서를 통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LIV 브랜드에 손상을 입혔고 수억 달러의 비용을 증가시켰다. 또 수익을 사실상 제로(0)로 만들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는 LIV 골프 변호사들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야시르 루마이얀 PIF 총재이자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회장을 소송 대상에 추가해 달라는 PGA 투어의 요청을 반대한다"면서 "PGA 투어 측의 소송 지연 사태가 사우디의 지원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LIV 골프가 수입이 없다는 점은 놀라운 사실은 아니다. LIV 골프는 지난해 8개 대회를 치르며 TV 중계권 계약뿐만 아니라 후원사 계약도 맺지 못했다. 또 유명한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썼고, 대회 개최와 함께 글로벌 3개 사무소에 직원 125명을 두고 있다. 사실상 '수입'을 위한 구조가 없다.

지난해 얼마나 많은 돈을 썼을까. 먼저 필 미컬슨, 더스틴 존슨, 캐머런 스미스 등을 영업하기 위해 약 10억달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계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미컬슨은 2억달러 이상, 존슨과 브룩스 켑카 등은 1억5000만달러, 브라이슨 디섐보와 스미스 등은 1억달러 이상을 받은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단 8개 대회를 치르며 상금으로만 2억2500만달러를 썼다. 대회 운영 등 비용을 합치면 LIV 골프 운영에 8억달러 이상을 쓴 것으로 분석된다.

무려 2조500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지만 LIV 골프 대회를 중계한 유튜브 채널의 시청자 수는 처참했다. 평균 6만7000명이다. 런던 대회만 10만4000명으로 10만명을 조금 넘었을 뿐 방콕(2만1000명), 제다(2만7000명) 대회는 2만명대에 그쳤다.

마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형국이지만 PIF 규모가 6000억달러(약 757조5600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 세계 6위 국부펀드다.

올해는 좀 더 공격적이다. 'LIV 골프 리그'로 이름을 바꾸고 14개 대회를 연다. 총상금은 4억500만달러. 또 미국 내 1억2000만명 이상의 시청자를 보유한 CW와 중계권 계약을 맺었지만 받는 돈은 없다. 광고 수익을 공유하겠다는 조건만 공개됐다. 지난해처럼 대회 유치 비용은 모두 LIV 골프에서 내야 한다.

중계권은 가장 큰 수익 수단이다. PGA 투어는 2021년 CBS 및 NBC와 9년간 63억달러 계약을 맺었다. 또 ESPN과는 스트리밍 파트너십(9년, 총 6억7500만달러)을 체결했다. LIV 골프는 당장 중계권 금액보다는 미국 내 시청자를 잡은 뒤 추후 재협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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