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재세 논란 속에 SK에너지·GS칼텍스도 난방비 기부금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정유사들이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해 난방비 지원을 위한 기부금을 잇달아 내놓기로 했다. 최근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이른바 ‘횡재세’를 걷자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여론 달래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SK에너지는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기부금 150억원을 한국에너지재단에 기탁한다고 9일 밝혔다. SK에너지와 한국에너지재단은 기부금을 활용해 한부모, 홀몸 어르신, 장애인, 소년·소녀 가정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부금은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에너지 환경 효율 개선, 사각지대 위기가구와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에너지 비용 및 물품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GS칼텍스도 저소득 가정의 난방비 및 에너지 효율화 지원을 위해 총 100억원의 후원금을 한국에너지재단 등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GS칼텍스는 또 임원진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난방비 5000만원에 회사가 마련한 5000만원을 더한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총 1억원을 추가로 후원한다. 이번 후원금은 저소득 가정의 난방비를 비롯해 창호, 문, 단열, 보일러, 조명 등 에너지 효율화에 필요한 물품과 시설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전날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S-OIL)도 에너지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에 각각 100억원, 10억원을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정유사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고유가로 막대한 규모의 영업이익이 발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3조9989억원으로 전년보다 129.6% 증가했다.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7898억원으로 155.1% 증가했고, 에쓰오일은 3조4081억원으로 59.2% 늘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GS칼텍스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최근 난방비 폭등과 맞물려 정유사가 거둔 예년 수준을 넘는 ‘초과 수익’에 세금을 물려야 한다는 이른바 ‘횡재세’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산업연구원 분석 결과, 2017∼2021년 정유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5% 정도였으나, 지난해 1∼3분기 국내 정유 4사의 영업이익률은 9.4%로 급등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뛰자, 국내 판매가격도 연동한 결과로 해석된다.
그러나 국내 정유업체들은 횡재세를 부과하는 영국 등 주요 유럽 국가들과 단순히 비교하는 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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