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괜히 올렸나"… 멕시칸음식점 치폴레 '매운맛'
저가 출시 타코벨은 호실적
'합리적 가격' 주가에 긍정적
미국의 멕시칸 음식점 브랜드 두 곳이 정반대 가격 정책을 추진했다가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주가 역시 흐름이 엇갈리는 등 차별화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를 믿고 가격을 크게 올린 치폴레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던 반면, 저가 상품을 늘려 구매력이 약한 소비자를 공략한 '타코벨' 운영사 염브랜즈는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성적을 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욕 증시에 상장된 치폴레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5.45달러(5%) 하락한 16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주가가 20% 오르는 등 좋은 주가 흐름을 보였으나 지난해 4분기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면서 크게 하락한 것이다. 지난 7일 치폴레는 지난해 4분기 주당순이익(EPS)이 8.29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가 예상치였던 8.92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매출액도 22억달러로 시장 기대치 22억3000만달러에 소폭 미달했다.
CNBC는 치폴레가 지난해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제품 가격을 올린 것이 고객들이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치폴레의 지난해 4분기 기존 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업계 예상치였던 6.9%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치폴레는 지난해 8월 제품 가격을 전년 대비 13% 올렸는데, 이는 15개월 만에 3번째로 단행한 가격 인상이었다. 치폴레의 부리토 제품은 고기 종류에 따라 9.1~10.85달러 수준이다. 가격이 1만원을 훌쩍 넘는다. 회사 측은 제품 가격 인상 때문에 수요가 감소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브라이언 니콜 치폴레 최고경영자(CEO)는 "높은 가격으로 매출액이 감소한 것이 아니며 작년 말 한정 기간 판매한 제품이 전년보다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8일 또 다른 인기 멕시칸 음식 브랜드 타코벨을 보유한 염브랜즈는 지난해 4분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염브랜즈는 EPS가 1.31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1.26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매출액도 20억2000만달러로, 시장 기대치였던 19억2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이날 염브랜즈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8달러(1.61%) 상승한 131.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타코벨이 염브랜즈의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타코벨은 기존 점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 늘어나면서 월가 예상치인 6.7%를 크게 상회했다고 밝혔다. 염브랜즈가 보유한 KFC, 피자헛 등은 중국 지점의 매출 타격으로 실적이 좋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염브랜즈가 호실적을 거둔 이유가 타코벨의 저렴한 가격에 있다고 분석했다. 타코벨은 '2달러 부리토' '1.49달러 아침 식사' 등 저소득층 고객을 유인하는 제품을 다수 출시해 효과를 봤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소득이 높은 고객도 염브랜즈 식당을 찾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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