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생이든 한 우주만큼의 무게가"…'나의 아름다운 날들' [신간]

김일창 기자 2023. 2. 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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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아버지의 해방 일지'로 2022년 큰 사랑을 받았던 소설가 정지아의 소설집 '숲의 대화'가 출간 만 10년을 기념해 개정판 '나의 아름다운 날들'로 출간됐다.

김유정문학상, 심훈문학대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문학성을 두루 입증 받은 '리얼리스트' 정지아가 대학 재학시절 '빨치산의 딸'을 발표하며 문단 안팎을 충격에 빠뜨린 후 오랜 침묵을 깨고 출간한 작품들 중 세 번째 작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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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장편소설 '아버지의 해방 일지'로 2022년 큰 사랑을 받았던 소설가 정지아의 소설집 '숲의 대화'가 출간 만 10년을 기념해 개정판 '나의 아름다운 날들'로 출간됐다.

김유정문학상, 심훈문학대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문학성을 두루 입증 받은 '리얼리스트' 정지아가 대학 재학시절 '빨치산의 딸'을 발표하며 문단 안팎을 충격에 빠뜨린 후 오랜 침묵을 깨고 출간한 작품들 중 세 번째 작품집이다.

이번 작품집은 이상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을 비롯해 일본에 번역 출간된 후 평단과 독자의 호평을 받은 단편 11편이 수록돼 있다.

'빨치산의 딸'에서 보여준 역사적 모순에서 비롯된 개인적 삶의 희생과 질곡이라는 무거운 주제의식에서 나아가 '행복'(2004), '봄빛'(2008) 두 권의 소설집을 통해 "웅숭깊은 세계를 지향하며 화해와 승화의 길"(이효석문학상 심사평)을 그려온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더욱 넓고 깊어진 품으로 주변부 인생들이 만들어내는 작은 우주들을 끌어안고 있다.

소설집은 오랜 누이처럼 이름 없는 것들, 버려지고 상처 입은 것들을 보듬어 고통조차도 따스한 유머로 감싸 안으며, 서로 다르지만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연대와 공감의 공동체를 그려낸다.

이처럼 비루하고 누추해 보이는 인생들이 말하는 '인생의 맛'을 이야기하는 작가는 밑바닥 인생, 치매 노인, 중증장애인처럼 더 이상 떨어질 곳 없는 나락의 인생들에서 사라지지 않는 기억의 온기를 통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건져 올리며, 끝나지 않는 희망의 불씨를 발견해 낸다.

그러함으로써 하나의 인간은 하나의 우주이며, 어떤 생이든 한 우주만큼의 무게가 있음을 증명한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늙은 것, 사라져가는 것, 겨우 견디며 존재하는 것들의 이야기를 쓰면서도 삶에 찌들거나 음울하지 않으며 오히려 존재의 고귀함을 역설하며 삶의 의미를 복원시킨다.

◇ 나의 아름다운 날들 / 정지아 저 / 은행나무 / 1만6000원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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