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미세먼지 측정기가 도로 한복판에?…주민 불신↑

이대현 기자 2023. 2. 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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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시 다산동 도농역 앞 버스정류장 인근에 설치된 대기오염측정소. 이대현기자

 

“먼지가 이렇게 많이 날리는 도로 한 가운데에 미세먼지 측정기가 있다는 게 말이 됩니까.”

9일 오전 10시께 남양주시 도농역 앞 버스정류장. 이곳에서 만난 김하연씨(29·남양주시 다산1동)는 “아침마다 미세먼지 측정치를 확인할 때 다산동은 항상 ‘나쁨’에서 ‘매우 나쁨’ 수준으로 나오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정류장에서 30여m 떨어진 도로 한 가운데에는 대기오염측정소가 설치돼 있었다. 측정소 양쪽으로는 왕복 2차선 도로에 차들이 쌩쌩 달리고 있었다. 이곳은 구리시와 남양주시를 오가는 도로로 평소 1분에 100여대의 차량이 지나갈 정도로 통행량이 많다. 화물차 등 대형차량들이 지나가면서 먼지를 풀풀 날리자 정류장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코를 막으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먼지들은 당연히 대기오염측정소로도 날라갔다.

남양주시 다산동의 미세먼지 측정기가 도로 한 가운데에 설치돼 측정치에 대한 불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시에 따르면 도농역 앞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측정기는 도로변에 국한된 측정기로 도로변대기질만 측정되고 일반대기질은 측정되지 않는다.

현재 다산동에 미세먼지 측정기는 다산동 행정복지센터 2층 발코니, 다산2동 주민센터 옥상, 도농역 앞 버스정류장 등 총 3대가 설치됐는데, 행정복지센터와 주민센터에 설치된 측정기는 시가 자체적으로 설치한 측정기로 ‘초미세먼지’만 측정되고 있다. 즉,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이 데이터를 관리 중인 정류장 측정기도 도로변대기질만 측정되기 때문에 다산동에 일반대기질 측정기는 단 한 개도 없다는 것이다.

이에 포털에 ‘다산동 미세먼지’를 검색할 경우 수치는 매일 ‘나쁨’과 ‘매우나쁨’을 오가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오전 11시 포털에선 미세먼지가 ㎥당 117㎍(나쁨), 초미세먼지가 ㎥ 95㎍(매우 나쁨) 등으로 집계됐다. 미세먼지는 ㎥당 81㎍부터, 초미세먼지는 ㎥당 36㎍부터 ‘나쁨’ 수준에 속하며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자, 노약자는 외출 금지가 권고되는 수준이다.

같은 시간대 남양주시 누리집에 표기된 수치는 ㎥당 미세먼지 86㎍로 확인됐다.

시는 해당 측정기는 도로대기질만 측정되고 있는만큼 당연히 높게 나올 수밖에 없어 누리집에 표기된 수치가 정확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대기오염측정망 설치·운영지침에 따라 다산동에 일반대기질 측정기 설치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주민들이 오해할 수 있는 만큼 포털 측에 정확한 수치가 표기될 수 있도록 정정 요청을 하는 한편 측정기 표지판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대현 기자 lid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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