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번을 주목해···염경엽 감독 마음 속, ‘중심타선’은 따로 있다.

김은진 기자 2023. 2. 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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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재원이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의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하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LG는 지난 시즌 팀 홈런 118개를 쳤다. 리그에서 세번째로 홈런을 많이 친 팀, 타격 걱정은 크게 하지 않은 시즌이었다.

몇 년째 속을 썩이던 외국인 타자 문제도 올해는 해결한 것이기를 기대하고 있다. 외야수 오스틴 딘을 영입해 중심타선에 배치한다. 오른손 장타자 채은성이 한화로 이적했지만, 사실상 그동안 없이 지냈던 외국인 타자가 제몫만 해주면 지난해 12홈런을 때린 채은성의 몫을 넘겨줄 수 있다.

딘이 합류하면 기존 라인업의 박해민, 서건창, 김현수, 오지환, 홍창기와 함께 6번 타선까지는 거의 그대로다. 타순은 상당히 바뀔 수도 있지만 기본 구성원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여기에 1루수 이재원, 포수 박동원, 3루수 문보경이 하위타선을 채운다. 염경엽 감독 라인업의 핵심은 바로 ‘7~8번’ 이재원과 박동원에게 맞춰져 있다.

염경엽 LG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기 전부터 일찍이 타선의 윤곽을 그려놓았다. 외국인 타자만 제몫을 해주면 중심타선은 충분하다. 7~8번에 장타력을 가진 타자를 배치해 타선의 무게를 더할 수 있다.

이재원은 올시즌 LG의 화두다. 풀타임 주전으로 뛰어본 적이 없지만 장타력에서는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받은 이재원은 염경엽 감독 체제에서 주전 1루수로 낙점받은 상태다. 타순은 7번에서 출발한다. 이재원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출발점이다.

지난해 이재원은 85경기 253타석밖에 나가지 않고 13홈런을 쳤다. 팀내 오지환(25개), 김현수(23개) 다음으로 홈런을 많이 친 타자다. 꾸준히 출전하면 그 폭발력을 더 키울 수 있다. 타순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고 꾸준히 출전시키기 위한 선택이 ‘7번’이다.

여기에 포수 박동원이 있다. 지난해 KIA에서 18홈런, 2021년 키움에서는 22홈런을 쳤다. 풀타임을 뛰면 평균적으로 두자릿수 홈런을 때리는 중장거형 타자다.

인기 팀 LG 지휘봉을 새로 잡은 염경엽 감독은 ‘재미있는 야구’를 추구한다. 염경엽 감독은 “하위타선에 한 방이 있으면 재미있는 야구를 할 수 있다. 점수 차가 많이 나더라도 뒤에서 투런, 스리런 ‘뜬금포’가 터지면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며 7번 이재원과 8번 박동원의 ‘한 방’을 기대하고 있다.

보통 하위타자들에게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지나가는 타순’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반대로 하위타선에 잘 치는 타자가 있으면 타선 전체가 힘을 받기도 한다. 2017년 KIA는 타격왕까지 차지한 ‘공포의 9번 타자’ 김선빈(KIA)으로 인해 그야말로 피해갈 곳 없 타선을 앞세워 우승했다. 하위타자가 심지어 장타자라면 경기 흐름을 순간에 바꿔버릴 수도 있다. 염경엽 감독이 ‘뜬금포’라고 표현한 이 결정적 장타의 가능성이 올해 LG 타격에서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다.

물론 “외국인 타자가 제대로 들어와야 훨씬 공격적인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전제가 포함돼 있다. 표면적으로는 딘이 열쇠를 갖고 있지만, 실제 염경엽 감독의 구상 속에는 이재원과 박동원의 ‘뜬금포’가 훨씬 크게 자리잡고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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