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질 줄 알았지”...곱버스 사모은 개미, 증시 상승에 울상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co.kr) 2023. 2. 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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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2,480대에서 약보합세로 마감한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개인 투자자들이 연초부터 이른바 곱버스(KODEX200선물인버스2X)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 올해 증시가 ‘상저하고’를 나타낼 것이라는 분석 속에 코스피 지수가 더 떨어질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코스피 지수가 2500선에 다다르는 강세를 보이고 있어 곱버스에 투자한 개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달 2일부터 이날까지 개인투자자는 KODEX200선물인버스2X를 9222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이 기간 곱버스는 개인 투자자 순매수 1위 종목에 올랐다.

이 ETF는 코스피200선물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일명 ‘곱버스’ 상품이다. 코스피200선물지수가 1% 떨어질 때 2% 수익률을 낼 수 있지만, 반대로 지수가 1% 오르면 손실률이 2%가 된다. 기초 지수의 ‘보유 기간 수익률’이 아닌 ‘일일 등락률’의 배수·역배수를 추적하도록 설계돼 상승장에서는 2배로 손실이 발생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약세장에 개인 투자자의 피로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올해 증시에 대해 ‘상저하고’ 전망을 내놓은 상황이다.

문제는 올 들어 코스피 지수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 투자자가 곱버스를 대거 사들인 기간 코스피 지수는 11.5% 올랐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09% 내린 2481.52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은 약보합 마감했으나 이달 들어 단 2거래일을 제외하고 일제히 상승마감해 2500선에 다가서고 있다.

최근 5년(2018∼2022년) 동안 코스피 월간 상승률이 10% 이상이었던 때는 2020년 4월(10.99%)과 11월, 12월(10.88%)뿐이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긴축, 유동성 축소 등으로 주가가 부진했던 지난해에는 1월(-10.55%)과 6월(-13.15%), 9월(-12.80%)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자 곱버스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의 손실도 커지고 있다. 올해 첫 거래일 곱버스를 사들인 후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는 개인 투자자의 평균 매수가는 2983원이다. 이날 종가 대비 6.64% 손실을 보고 있다. 지수가 오를수록 손실폭이 커지는 레버리지 상품의 특성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올해 코스피 상단을 올려잡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밴드를 기존 2000~2650포인트에서 2200~2800포인트로 올려 잡았다. KB증권도 올해 코스피 타깃을 2800선으로 상향 수정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약세장 후반부가 마무리되는 국면이라고 판단한다”면서도 “주당순이익(EPS)이 반등하는 봄 전까진 높아진 밸류에이션이 때때로 주가 반등을 제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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