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 벗어나 진정한 행복 찾았다"… 해인사 학인 스님들이 전하는 출가의 이유 [책과 세상]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종교인이 나날이 줄어드는 세태에도 누군가는 머리를 깎고 승복을 입는다.
속세에서 누리던 자유를 버리고 산속에서 단체생활을 자처하는 이유가 뭘까? 해인사승가대학에서 정식 스님이 되기 위해서 공부하는 학인(학생) 스님들이 꼽은 이유는 바로 '행복'이다.
학인 스님들은 행자 생활을 하다가 사미계를 받은 이후에도 4년 동안 승가대학에서 공부를 마치고서야 정식 스님이 되는 구족계를 받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종교인이 나날이 줄어드는 세태에도 누군가는 머리를 깎고 승복을 입는다. 속세에서 누리던 자유를 버리고 산속에서 단체생활을 자처하는 이유가 뭘까? 해인사승가대학에서 정식 스님이 되기 위해서 공부하는 학인(학생) 스님들이 꼽은 이유는 바로 ‘행복’이다. 이달 출간된 ‘집 떠나 사는 즐거움’에서 해인사 학인 스님 36명은 저마다 짧은 글로 출가자의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책에는 고생담이 가득하다. 학인 스님들은 행자 생활을 하다가 사미계를 받은 이후에도 4년 동안 승가대학에서 공부를 마치고서야 정식 스님이 되는 구족계를 받는다. 공부하는 동안에는 ‘대방’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군대 못잖게 엄격한 규율을 지켜야 한다. 몰래 산문을 나섰다가 벌을 받고 눈물이 날 때까지 절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스님이 되기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부처님 가르침에 귀의하는 것만이 진정한 행복을 얻는 길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불필요하게 반복되는 번뇌를 끊고 마음의 평화를 얻는 일이다. 책에서 스님들은 배가 고파서 초코파이를 얻어먹으려고 법당에 갔다가,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방황하다가, 20대에 희망퇴직을 당해서 등 다양한 이유로 출가를 결심한다. 그 모든 세속적 기쁨과 고통에서 벗어날 때 인간은 진정으로 행복해진다는 이야기다.
한 스님은 “도대체 이 마음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라고 묻고 스스로 “무념한 자리에 둬야 한다”고 답한다. ‘무너지고 변하는 것들에 관한 생각 이전의 자리, 따로 필요한 게 없는 자리가 바로 무념의 자리’라고 설명한다. 다시는 무상한 것들에 흔들리지 않도록 마음의 근육을 기르려고 출가했다고 강조한다. 출가자에게만 필요한 이야기는 아닐 터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동생 안고 17시간 버틴 소녀는 그저 "고맙다"고 말했다
- '탄핵소추'로 직무정지된 이상민, 연봉 1억4000만원은 계속 받아
- '프로포폴 혐의 톱배우'는 유아인… "수사에 적극 협조"
- 제이쓴 "아들 '슈돌' 출연료? 어린이 보험 들었다" ('옥문아')
- "10년 만에 내려놨다"...송민호, 관리 포기에 충격 '턱살'
- 전자발찌 찬 채 편의점 직원 살해한 30대 남성… 인천서 도주
- '형제복지원'에 잡혀가 헤어진 어머니, 48년 만에 만났다
- 이상민 탄핵 다음은 ‘김건희 특검’… 민주, '본회의 패스트트랙' 추진
- '50억 클럽' 유일 기소 곽상도 무죄… 다른 인사들 수사도 '먹구름'
- [단독] "간토대지진 때 조선인 학살"...日 정부 문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