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도전 앞둔 바이든, 연이틀 “블루칼라 청사진” 언급한 이유는…
“이것이 미국을 재건하기 위한 블루칼라 청사진(blue-collar blueprint)입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디포레스트의 북미노동자국제연맹(LIUNA) 훈련센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2년 동안의 ‘경제 성과’로 인프라법에 따른 일자리 확충 계획 등을 언급한 뒤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 경제계획은 매일 아침 일터에 가기 위해 일어나고 정직한 삶을 살기 위해 애쓰는 미국의 중산층과 노동자층을 위한 것이다”라고도 밝혔다.
‘블루칼라 청사진’이란 표현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의 두번째 국정연설에서도 등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열린 국정연설에서 “지난 2년 간 우리가 내린 선택으로 일자리가 돌아오고 자긍심도 돌아오고 있다”며 “이것이 미국을 재건하고 여러분의 삶에서 실질적인 차이를 만들어내기 위한 블루칼라 청사진”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연이틀 언급한 ‘블루칼라 청사진’은 중산층·노동자를 위한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비전을 말하는 것으로, 첨단 기술 분야를 주축으로 한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 확충을 골자로 한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를 위한 캠페인 과정에서부터 인프라법, 반도체·과학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제정 이후 글로벌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봇물을 이루고 있고, 이것이 미국 노동자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블루칼라 청사진’은 핵심 산업에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 주도의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리가 만드는 모든 것을 ‘바이 아메리칸’으로 조달하겠다”면서 “이제 미국은 일자리는 미국 내에 만들고 제품은 해외로 수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발표한 처방약값 인하, ‘정크 수수료’ 폐지 등도 서민들을 겨냥한 정책의 일환이다.
조만간 재선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블루칼라 청사진’을 전면에 내세운 데는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노동자층의 표심을 얻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찾은 위스콘신주는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49.4%를 득표해 트럼프 전 대통령(48.8%)에 0.6%포인트 차로 가까스로 승리한 곳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이 지난 2년 간 교육 수준이 높지 않은 백인 노동자층의 지지를 되찾기 위해 ‘대학 학위가 필요하지 않은 고임금 일자리 수십만개’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지적했다. NYT는 또 바이든 대통령이 주요 입법 성과로 내세우는 IRA나 인프라법, 반도체·과학법의 수혜 대상이 되는 지역이 2020년 대선 결과를 좌우한 격전지이거나, 2024년 대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승부처라고도 전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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