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왕성 밖 ‘콰오아’서 고리 발견..."멀리 떨어진 가장 특이한 고리"

영국 셰필드대

콰오아 주변의 고리. 파리 천문대 제공. 

태양계 외곽에 위치한 왜행성 후보로 알려진 천체 '콰오아(Quaoar)'에 고리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기존 행성에서 발견된 고리와 달리 콰오아의 고리는 천체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행성이 잡아당기는 힘으로 고리가 유지된다는 기존 연구를 뒤집는 발견이다. 

빅 딜런 영국 셰필드대 천체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이같은 연구 결과를 8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했다. 

콰오아는 지구의 약 10분의 1 크기 천체다. 지름은 약 1250킬로미터로 해왕성 너머 얼어붙은 잔해 지역인 '카이퍼 벨트'에서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 '콰오아'란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 원주민들의 창조 설화에서 따온 이름으로 만물이 생겨나게 한 자연의 힘을 가리킨다.

전세계 59명의 천문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스페인 라팔마에 있는 세계 최대 광학 망원경인 '그랑 텔레스코피오 카나리아스'에 장착된 초고속 카메라(HiPERCAM)를 통해 콰오아 주변의 고리를 발견했다. 고리는 희미해서 잘 보이지 않지만 연구팀은 콰오아가 근처 별을 지나가면서 별빛을 가리는 '엄폐' 현상을 통해 콰오아의 고리 실루엣을 관측할 수 있었다.  

고리는 태양계에서 상대적으로 드물며 거대 행성인 토성, 목성, 천왕성, 해왕성 등에 있다. 천문학자들은 소행성 등 다른 천체는 너무 작아 위성이나 고리를 가질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최근 수십년 동안 많은 소행성과 카이퍼 벨트 주변에서 위성과 고리가 발견되고 있다. 지난 2013년 토성과 천왕성 사이에서 태양 궤도를 도는 소행성 '커리클로' 주변에서 두 개의 고리가 발견됐고 2017년에는 해왕성 너머에 있는 왜행성 '하우메아' 주위에서도 고리가 관측됐다. 

태양계 거대 행성 주위에서 관측된 고리들은 일반적으로 행성에 가깝게 형성돼 있다. 일정한 크기를 가진 물체가 위치에 따른 중력의 차이 때문에 낙하방향과 반대방향으로 서로 잡아당기는 힘인 '기조력'으로 궤도를 돌기 때문에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고리가 생존할 수 있는 한계인 '로슈 한계' 밖을 넘어설 경우 고리의 파편이 인근 위성으로 합쳐져 고리가 분리된다. 

콰오아의 고리를 주목할만한 이유는 행성의 반지름 7개 이상의 거리에 고리가 놓여 있다는 점이다. 콰오아는 표면에서 4023km 떨어진 곳에 고리를 두르고 있다. 이는 과학자들이 1100마일로 계산한 로슈 한계를 훨씬 뛰어넘는다. 

빅 딜런 교수는 "이는 우리가 본 것 중 가장 특이한 고리로 고리 형성에 대한 기존 연구에 도전하는 결과"라며 "천체로부터 멀리 떨어진 고리가 어떻게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지에 대해 더 많은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리처드 프렌치 미국 웰즐리칼리지 천체물리학과 명예교수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발견으로 태양계 외곽 작은 천체 주변에서 더 많은 고리가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며 "행성 주변의 고리는 난해해 보일 수 있지만 고리입자의 응집 및 비응집은 태양계의 시작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고 전했다. 
 

[윤영혜 기자 yy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