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독점 깨진 애플페이…불안한 현대카드·긴장한 삼성페이

류정현 기자 2023. 2. 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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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이폰을 쓰는, 또는 쓸 예정인 소비자라면 최근 몇 달간 이 소식에 가장 귀를 기울이셨을 겁니다. 

바로 애플페이인데요. 도입 여부를 놓고 심사숙고하던 금융당국이 마침내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다만 알려진 것과 달리 현대카드가 독점으로 들여오지는 않게 됐는데요. 

다른 카드사도 참전할 수 있게 되면서 현대카드가 기껏 다 만들어놓고 다른 회사에 좋은 일 시킨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아울러 그간 시장을 호령했던 삼성페이의 아성도 위협받게 됐습니다. 

자세한 내용 금융부 류정현 기자와 알아봅니다. 

소문만 많았던 애플페이, 드디어 들어오는군요. 

먼저 어떤 서비스입니까? 

[기자] 

쉽게 말하면 아이폰 버전의 삼성페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애플페이는 삼성페이처럼 휴대전화를 카드 단말기에 대면 바로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일 설명자료를 내고 국내에 애플페이 서비스 도입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 약관 심사를 통과한 지 약 2달 만에 금융당국 최종 결론이 나온 겁니다. 

애플페이는 지난해 가을쯤부터 현대카드가 일정 기간 독점적으로 국내에 보급할 거란 소식이 전해지기 시작했는데요. 

최근에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사과 사진을 올렸고 그간 모르쇠로 일관했던 현대카드도 공식적으로 인정했습니다. 

[앵커] 

금융위는 어떤 부분을 고민했던 겁니까? 

[기자] 

아무래도 해외에서 들어오는 서비스인 만큼 국내법을 어기는 부분이 없는지 봤는데요. 

쟁점은 총 두 가지입니다. 

먼저 애플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 다른 말로 NFC 결제 방식을 쓰는데 여러 기술 중에서도 유로페이 등 3대 글로벌 카드사가 만든 표준을 사용합니다. 

따라서 애플페이를 쓰면 결제 정보가 이들에게로 넘어가는데 이게 현행법상 문제가 없는지 따져본 겁니다. 

금융위는 애플페이를 이용하기 전에 사용자들의 동의를 받는 절차가 존재하고 카드번호, 유효기간, CVC 값 등이 암호화돼서 넘어가 문제가 없다고 봤습니다. 

두 번째는 단말기 문제입니다. 

애플페이로 결제가 되려면 NFC 결제가 가능한 단말기를 깔아야 하는데 국내에는 잘 보급돼있지 않습니다. 

이건 원래 애플페이를 독점으로 들어오려던 현대카드가 지원할 계획이었는데 이렇게 되면 관련 법을 어기게 됩니다. 

이 부분은 현대카드가 독점을 포기하기로 결정하면서 해소됐는데요.

현대카드가 단말기 설치를 지원해도 현대카드만의 이익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없게 된 겁니다. 

금융위 허가를 받기 위해 현대카드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내려놓은 건데 공들여 만든 애플페이를 경쟁사에 내줄 길이 열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그럼 애플페이는 언제쯤 쓸 수 있는 건가요? 

[기자] 

업계에서는 늦어도 다음 달 안으로 나올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NFC 단말기가 이미 설치된 대형 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먼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페이는 그동안 워낙 도입된다는 소문이 많았어서 현대카드 입장에선 김이 다 새버리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내놓는 게 낫고요. 

말씀드린 대로 독점 지위를 포기하면서 다른 카드사도 참전이 가능해진 만큼 시장을 빨리 선점해야 합니다. 

다만 실제로 다른 카드사가 뛰어들지는 더 지켜봐야 합니다. 

이 사업이 아이폰 사용자를 카드 회원으로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정작 수익에는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는 건데요. 

접 들어보시죠. 

[카드업계 관계자: 이거는 이득이 안 될 수밖에 없는 게 수수료 받죠. 비자, 마스터 이런 국제 토큰 이용해야 되고. 비용이 계속 들어가는 결제 방식인데. 지금 이미 결제 부문에서 수익이 안 난다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 

또 만약 뛰어든다 하더라도 다른 카드사들은 이제 절차를 시작해야 해 참전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앵커] 

어찌 됐든 국내 간편 결제를 꽉 잡고 있는 삼성페이 입장에선 긴장할 수밖에 없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삼성페이는 지난 2015년 출시 후 국내 결제시장을 빠르게 차지했습니다. 

지갑 없이 휴대폰만 가지고 외출해도 문제가 없다는 호평을 들었죠.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국내 간편 결제 시장에서 휴대폰 제조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8%에 달합니다.

국내 휴대전화 시장의 80%를 삼성 갤럭시 모델이 차지하고 있고 애플은 간편 결제가 아직 없다는 걸 감안하면 사실상 삼성페이가 대부분이라는 뜻인데요. 

애플페이가 들어오면 삼성이 혼자 차지하던 몫을 나눠야 하니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심지어 애플페이가 가능하면 갤럭시 휴대전화를 쓰지 않을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오는데요. 

애플페이 도입이 결제 시장을 넘어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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