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준석 “지방선거 직후 尹 뜻밖의 발언…그때 틀어졌죠”

이지용 기자(sepiros@mk.co.kr),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2023. 2. 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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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이준석 매경 단독 인터뷰 ①
저서 ‘거부할 수 없는 미래’ 3월 출간
尹대통령과 갈등원인·분기점 첫 언급
李 “나에 대한 공격은 기득권 지키기
아무리 저항해도 결국 미래는 온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이충우 기자]
‘준스톤’ 이준석이 돌아왔다. 그는 작년 7월 국민의힘 윤리위의 당원권 정지 처분으로 당대표에서 불명예 퇴진한 뒤 잠행을 거듭해왔다. ‘선거 애니멀’답게 이번엔 국민의힘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최전선이 복귀 무대다. 전대에 맞춰 ‘거부할 수 없는 미래’라는 신간을 출간하고 소위 ‘이준석 사단’을 꾸렸다.

천하람 전남순천갑 당협위원장이 당대표 후보로, 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최고위원, 이기인 전 성남시 의원이 최고위원에 출마해 김기현·안철수 양강구도에 파란을 노리고 있다.

매일경제는 천 위원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단숨에 3·4위로 올라선 파란이 일어난 지난 8일 매일경제신문 충무로 사옥에서 이 전 대표를 만났다. 약 1시간 30분 간의 인터뷰를 통해 신간 주요 내용을 포함해 전당대회 전망, 내년 총선 전망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작년 연말 ‘책은 다 썼다’고 했다. 출판 시점이 늦어진 이유는.

▷현안이 몇 개 추가되면서 미뤄졌다. 첫 기획됐을 때는 (당윤리위에서) 징계 6개월을 때렸을 때였다. 그때 징계가 끝나고 나면 대표직 복귀한 뒤 이것 저것 하겠다고 쓴 거였다. 그 사이 가처분, 추가징계 등 벌어지면서 ‘에라 모르겠다. 대한민국 대개조로 하자’ 이렇게 된 거다.

- 연말 이후 추가된 내용은 뭔가.

▷목록 보면 정당, 정치, 정책, 선거전략 이런 건데 정치 개혁과 정책 부분이 많이 보완됐다.

- 제목이 ‘거부할수 없는 미래’인데 어떤 미래를 말하고 싶은 건가.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변화가 있으려면 반동이 있기 마련이다. (나에 대한) 정치적 공격을 목격하면서 어차피 나중에 이렇게 갈 건데 저렇게 저항하는 건 ‘기득권 지키려는 것’이라는 느낌이 있었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처럼 아무리 저항해도 미래는 온다는 그런 느낌으로 썼다. 제가 2년간 실행한 정치실험에 반동이 많았지만 미래가 있다면 필연적으로 일어날 거라는 그런 제목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이충우 기자]
尹 “경기도 져서 선거 진 것 같다”에 어안이 벙벙
- 책에 친윤 핵심들이나 대통령 저격 내용이 관심 클 것 같다.

▷정치·정책·정당을 포괄하는 내용이다. 어디에 힘 줄까 고민했는데 비망록처럼 폭로성으로 쓰면 수명이 짧아보였다. 템포 긴 공략 비슷하게 하는 건데 시의성보다는 길게 보는 책으로 썼다. 물론 일화 두세 개는 있다. 개혁에 저항하는 그들 모습이 어떤가 이런 거다.

- 이를 테면 어떤 건가.

▷재작년 대선 앞둔 경선 준비위가 있었는데 서병수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다. 고민고민해서 낸 기획 아이디어가 대선주자들 다같이 봉사활동 해보자는 거였다. 내가 미주알고주알 시킨 게 아니다. 그런데 ‘윤핵관’이 처음 등장해 서 위원장 아이디어를 놓고 “이준석 발 아래 후보들 두려 한다”며 면박 주더라. 일화를 까면 너무 많다. 이런 거 보면 음모론적으로 꼬여 있는 사상이 보인다. 대선 흥행 위해 토론 많이 잡아서 2대 2로 하자고 하니까 “유승민 대통령 만들려고 토론 못하는 윤석열 많이 넣는다”고 하더라. 아무 것도 곱게 보지 않는 거다.

- 대통령과 갈등 내용도 포함됐나.

▷극복하기 힘들었던 인식의 차이를 말한 부분이 있다. 작년 지방선거 끝나고 나서 12대 5였다. 그 전까지는 한나라당이 12대 4로 이긴 게 최고였다. 그런데 선거 끝나고 대통령과 독대했는데 “대표님, 저는 경기도에서 져서 선거도 진 것 같습니다” 이러더라. 만감이 교차했다. 저는 그때 죽을동 살동해서 몸 망가져가며 선거 치렀는데 ‘이건 이긴 게 아니야, 승장이 아니야’ 이런 거다. 제가 이재명 대표가 던진 김포공항 이슈 등 대응해서 주변 평가는 사상 최고의 여론전 공세전이었는데 선거 끝나자마자 ‘진 것 같다’ 이러는 것 보고 ‘어! 뭐지?’ 이랬다.

저랑 대통령 또는 대통령 주변사람이랑 인식 다른 게 참 많았다. 문제를 해법 가지고 풀어나가는 건데 인식이 다르면 해법이 같기 힘들다. 인식이 다르기 때문에 다툼이 일어난 거다.

“정책 현안 과감하게 토론해보자…보수당은 왜 토론 않나”
- 집필 때 가장 고민한 파트가 있다면.

▷대한민국에 정책 현안이 여러 개 있다. 이를테면 지금 이슈되는 지하철 무임승차 65세에서 70세로 올리자는 그런 것도 한꺼풀 까뒤집어봐야 한다. 지하철공사나 노조원 입장에서는 당연히 노인 무임승차 비용 더 받으면 복리후생이 좋아진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민간에서 운영하는 신림선, 신분당선 있는데 서울교통공사 노선과 차이가 뭐냐면 무인운전을 시작했다는 거다. 서울교통공사 20~30%가 인건비다. 5~8호선은 1인 승무 체제인데 1~4호선은 2인 승무 체제다. 노인 무임승차 건들기 전에 민간운영 무인운전도 이야기 해보자는 거다. 젊은 세대는 이런 정책 토론 좋아하는 데 이런 걸 안한다.

- 금기깨기 하자는 건가.

▷과감하게 이야기 해보자는 거다. 차별금지법만 해도 보수정당은 기독교계 눈치 많이 보기 때문에 단어만 나오면 논의 못 한다고 한다. 현재 논의되는 차별금지법은 포괄적으로 어떤 차별도 허용하지 않는데 ‘단 이런 이런 특수한 경우는 제외한다’로 되어 있다. 이거 자체가 모순이고 아무 의미도 없다. 민주당에는 ‘전과자 차별 못하겠네?’ 이렇게 물을 수 있다. 실제 사례 대입해보면 논리가 얼마나 허접한 지 드러낼 수 있는데 기독계 말만 듣고 논의도 안 한다. 보수가 이런 걸 합리적으로 설득해야 하는데 피해 다닌다.

- 작년 취임 1주년 때 “이제부터 내 정치한다” 한 마디가 분란의 씨앗이었다. 이준석 정치의 현주소는 뭔가.

▷기회가 공정하게 주어지는 거다. 대한민국에 공무원시험 본다고 하면 시험 잘보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 다른 요령 안 통한다. 연줄 타거나 자소서 잘쓰기로 안 된다. 공천제도가 단일화되고 안정되면 정치 뛰어들까 말까, 긴가민가하던 훌륭한 사람들이 용기를 가질 수 있다. ‘나도 저거라면 자신 있어’ 이런 게 생겨야 한다. ‘누가 최측근이래, 얼마래’ 이런 문화에서 뛰어들 수 없다고 본다. 그게 내겐 무척 중요하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이충우 기자]
“이 분들은 제안도 잘 못하는구나”
- 대표 때나 징계 때 조용히 딜을 제안받거나 그런 거 있었나.

▷제가 봤을 때 이 분들은 제안도 잘 못하는구나, 제안도 이상하게 하는구나 싶었다. 나경원 전 의원이 외교부 장관하고 싶었는데 기후환경대사 주는 느낌이랄까. ‘단독도 아니야. 외교부에 또 있는 자리를 주네’ 그런 애매한 제안이다. 신나게 때려놓고는 ‘자, 맷값이다’ 이러는거다.

- 작년 인터뷰 때 “내가 아무리 늦어도 남들보다 10년 빠르다”라고 했다. 대표직 쫓겨난 지금도 그런 생각인가.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이 속된 말로 30년 해먹었다. ‘남원정’이 20~30대 초반부터 시작해서 환갑됐는데 그분들이 오세훈까지 합해서 당내 소장파 주축할 때 내 생각은 ‘남원정 다음에 왜 바로 이준석 차례지?’ 이런 거였다. (보수에) 허리가 없다. 저는 그래도 천하람 등 엉덩이를 받쳐주는 사람들이 있어 안정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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