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야당 부주석 訪中...양안관계 긴장 완화 신호탄?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2023. 2. 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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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의 샤리옌 부주석이 8일 중국을 방문하기 직전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에 우호적인 대만 국민당의 샤리옌 부주석 일행이 8일 중국을 방문했다. 지난해 10월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이후 중국과 대만의당대당(黨對黨) 교류가 재개된 것이다. 샤 부주석과 함께 방문하는 인사는 자오춘산 국민당 선임 고문, 린주자 국민당 대륙사무부 주임, 가오쓰보 국민당 싱크탱크 이사 등이다. 이들은 17일까지 베이징, 난징, 상하이, 우한, 충칭 등 5곳을 돌며 중국 주요 인사들을 만나게 된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펑롄 대변인은 샤 부주석의 방문에 대해 “양안 각계 영역의 교류 협력 촉진과 양안 동포의 이익을 위한 방문”이라고 밝혔다.

샤 부주석의 방중은 악화일로였던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가 긴장 완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 “중국이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대선)를 앞두고 중국에 우호적인 후보의 당선을 위해 강경했던 대만에 대한 접근 방식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했다.

샤 부주석은 이번 방중 기간에 중국의 신임 대만 정책 사령탑인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만공작판공실·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을 만날 예정이다. 10일에는 베이징에서 열리는 ‘코로나 이후 양안 관계와 교류 협력’ 포럼에 참석하고, 13일에는 상하이에서 양안 청년기업가 교류 행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국민당은 “이번 방문은 중국에서 거주하는 대만 상인, 학생, 주민 등을 챙기고, 중국과 대만 농어업 종사자와 중소기업들의 이익을 보장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최근 대만에 잇달아 우호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중국항공운수협회는 지난 1일 코로나로 인해 축소됐던 양안의 직항편을 늘리자고 대만 당국에 제안했다. 지난달에는 중국의 세관인 해관총서가 작년에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던 대만 식품기업 가운데 63곳을 금수 대상에서 제외했다. 대만을 맡고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지난 5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홍보 영상에 대만을 상징하는 ‘금문주창’(金門酒廠) 문구가 새겨진 술잔으로 건배하는 장면을 담았다. 대만 싼리신원망은 “홍보 영상 속 전투기와 군함이 과거에 비해 줄었다”면서 “중국이 대만에 대해 온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내년 1월 총통 선거에서 국민당이 승리할 수 있도록 대만 내 반중(反中) 여론 관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작년 11월 국민당이 대만 지방선거에서 대승하고, 지난달 여론조사에서도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상황에서 대만을 자극하면 역효과가 나기 때문이다. 양안 관계 전문가인 쑹원디 호주국립대 교수는 블룸버그 통신에 “중국은 대만 총통 선거 캠페인이 시작된 지금을 제재 완화의 적기라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중국이 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를 언제든 다시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만이 미국과 군사·기술 등 주요 분야에서 밀착하고 있어 중국과 수시로 마찰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이 예정대로 대만을 방문하면 중국 해·공군이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대만 방문 당시보다 더 큰 규모의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만 자유시보는 9일 “마이클 매콜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미 의원단이 4월에 대만을 방문할 것”이라면서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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