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핀테크 산업, ‘또다른 14억 시장’ 인도서 퇴출 위기

이윤정 기자 2023. 2. 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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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부가 중국과 연관돼 있는 200여개의 모바일 도박·대출 앱의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문제는 이들 앱이 인도에서 출시된 것처럼 보여도 대부분 중국과 제3의 링크를 통해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인도가 중국 모바일 도박·대출 앱을 차단한 데 대해 "남아시아 시장에서 비즈니스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경보"라며 "해당 지역에서 중국과 관련된 앱들의 장기적 미래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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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中 관련 도박·대출 앱 무더기 금지
2020년 국경 충돌 후 소셜·게임 등 차단
”인도 내 비즈니스 위험 증가한다는 경보”

인도 정부가 중국과 연관돼 있는 200여개의 모바일 도박·대출 앱의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이들 앱이 사행성을 조장하고 고금리의 이자를 부과해 사회적 문제가 극심하다는 것이 주요 이유이지만, 중국으로의 ‘데이터 유출’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가 자국 내 중국 소셜미디어, 게임에 이어 핀테크까지 통제하면서 중국 산업계에선 ‘14억명’ 인도 시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8일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과 인디아TV 등에 따르면, 인도 전자정보통신부는 최근 내무부로터 138개의 모바일 도박과 94개의 신용서비스 앱의 사용을 금지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인디아TV는 “이번에 사용이 금지된 앱들은 대출 이자를 최대 3000%까지 올려 재정적으로 어려운 이들을 부채의 덫에 빠뜨리는 데 사용됐다”며 “빚 부담에 자살한 앱 사용자가 늘어났고, 앱 운영자들도 사용자를 정신적으로 괴롭히면서 문제가 됐다”고 전했다.

인도 간편결제 시스템인 '페이티엠(Paytm)'이 시장에서 사용되는 모습. 중국 알리바바 그룹은 페이티엠의 지분 6.26%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달 블록딜을 통해 이중 절반에 해당하는 3.1%를 매각했다./블룸버그

문제는 이들 앱이 인도에서 출시된 것처럼 보여도 대부분 중국과 제3의 링크를 통해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인도 정통부의 한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이번에 차단된 앱들은 중국으로 데이터를 전송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인디아TV 역시 “중국 앱은 서버의 보안을 오용해 스파이 도구로 사용하거나 중요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다”며 “개인 데이터에 접근하고 대규모로 감시할 수 있어 위협으로 간주된다”고 했다.

이에 각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미디어 기업인 내스퍼스의 핀테크 자회사 ‘페이유(PayU)’가 이번 규제에 포함되면서 경쟁사인 인도 디지털 결제 기업 ‘페이티엠(Paytm)’ 주가는 지난 7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스퍼스는 중국 텐센트 홀딩스의 대주주로 알려져 있다. 페이티엠 역시 중국 앤트그룹이 작년까지 지분 6.26%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달 블록딜을 통해 3.1%를 매각했다.

인도가 자국 산업계에서 중국을 퇴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부터 인도 기술당국은 중국 기업과 관련된 앱 수백개의 다운로드와 서비스를 차단했다. 이때 앤트그룹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를 비롯해 틱톡·웨이보 등 소셜미디어, 위챗(메신저) 등이 퇴출됐다. 국내 게임사 크래프톤의 간판 게임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도 작년 인도에서 금지됐다. 인도 내 게임 배급을 중국 텐센트가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도는 당시 중국의 앱이 인도의 주권과 안보, 공공질서 등을 침해했다는 이유를 댔다.

인도 정부의 중국 배제 조치 이면엔 양국 간 갈등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인도군과 중국군은 지난 2020년 6월 히말라야 국경 갈완 계곡에서 충돌했고, 이때 인도군 20명, 중국군 4명이 사망했다. 작년 12월에도 인도 타왕 지역 국경에서 양국 군대는 또다시 부딪혔다.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300~400명의 중국군이 실질통제선(LAC)을 넘자 인도군이 강하게 막아서면서 충돌이 발생했다. 부상자는 일부 발생했지만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의 ‘반중(反中) 정서’는 중국 산업계에 치명적이다. 인구가 14억3000만명에 달하는 인도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시장 중 하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인도가 중국 모바일 도박·대출 앱을 차단한 데 대해 “남아시아 시장에서 비즈니스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경보”라며 “해당 지역에서 중국과 관련된 앱들의 장기적 미래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했다. 인도의 디지털 대출 시장은 2022년 2700억달러(약 341조2530억원)에서 2030년까지 1조달러(1263조9000억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는 다른 산업 영역에서도 중국 기업을 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작년 8월 블룸버그는 인도 정부가 자국 내에서 1만2000루피(약 18만원)보다 저렴한 중국산 스마트폰의 판매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인도는 불안정한 자국 산업을 띄우기 위해 중국 저가 스마트폰 판매 제한을 고려하고 있고, 이는 샤오미를 포함한 중국 브랜드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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