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국 정찰풍선, 5개 대륙서 활동…동맹과 공유할 것”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8일(현지시간) 최근 미 영공을 침입한 중국 정찰풍선이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등 최소 5개 대륙·지역에서 활동했으며,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이에 대해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미·중 갈등을 한층 고조시킨 중국 정찰풍선 문제를 ‘국제화’하고, ‘동맹 공조’를 통해 대응할 채비를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워싱턴 외신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중국이 수년 동안 정찰풍선 프로그램을 운영·확대해왔다면서 “미국은 영향을 받은 유일한 국가가 아니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그러면서 “중국의 정찰 프로그램에 대해 더 알 필요가 있는 전 세계 동맹과 파트너를 접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나 북한에서도 중국 정찰풍선이 발견됐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대화는 비공개로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도 중국 정찰풍선이 북아메리카와 라틴아메리카,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유럽 등을 포함해 최소 5개 대륙 또는 지역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라이더 대변인은 이들 풍선의 목적은 모두 정찰용이지만 크기와 역량은 다양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CNN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찰풍선이 수년간 5개 대륙에서 최소 24건의 임무를 수행했으며, 미국 영공에서는 6건의 비행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앞서 중국 정찰풍선이 미 영공에 진입한 사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3차례, 바이든 행정부 때 1차례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정보 당국은 중국 정찰풍선이 중국인민해방군이 하이난(海南) 지역을 거점으로 삼아 운영 중인 광범위한 정찰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의 정찰활동이 일본, 인도, 베트남, 대만, 필리핀 등 중국이 전략적 이해관계를 지닌 나라들에서 이뤄졌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미국은 조만간 동맹, 파트너 국가들과 중국 정찰풍선 프로그램에 대해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 후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정찰풍선에 대해 시진핑 주석이 인지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어느 급의 개인에게 책임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그것은 중국의 책임이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PB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찰풍선 사태로 인해 중국과의 관계에 타격을 입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철저히 경쟁할 것이지만 충돌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고 말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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