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이 사라졌다...케인의 역할이 더 중요할 때

[포포투=한유철]

위고 요리스가 부재한 상황, 해리 케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갈 길 바쁜 토트넘 훗스퍼에 악재가 닥쳤다. '캡틴' 요리스가 장기 결장을 당한 것이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에서 활동하는 맷 로 기자는 8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독점 소식이다. 요리스가 맨체스터 시티전 이후 무릎 부상을 당했고 최대 8주 동안 전력에서 이탈한다"라고 전했다.

이 소식은 빠르게 퍼져 나갔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의 토트넘 전담 기자인 알레스데어 골드 역시 "요리스는 맨시티전 후반 충돌로 인해 인대 손상을 당했고 6주에서 8주 간 결장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비상이다. 토트넘은 치열한 후반기 일정을 앞두고 있다. 당장 일주일 뒤 AC 밀란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을 치르며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FA컵 경기도 앞두고 있다. 또한 리그에선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첼시 등 만만치 않은 팀과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현재 리그 5위에 있는 만큼 빠르게 승점을 쌓을 필요가 있다.

물론 요리스의 최근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전성기에 비해 실수가 잦았고 안정감이 줄어들었다. 만 36세에 접어든 만큼 에이징 커브가 의심됐다. 팬들 역시 요리스의 부상 소식을 듣고 아쉬움보다는 기쁨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를 기점으로 'No.2' 프레이저 포스터를 No.1으로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럼에도 토트넘 내에서 요리스의 존재감은 어마어마하다. 단순히 주전 골키퍼가 아닌 '캡틴'으로서 영향력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요리스는 2015년부터 약 8년 동안 토트넘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고 있다. 이는 과거 7년 동안 주장을 단 레들리 킹보다 긴 기간이며 1975년부터 1986년 동안 주장이었던 스티브 페리먼 이후 최장 기간에 해당한다.

그만큼 동료들은 요리스의 리더십에 신뢰를 드러내며 그를 믿고 따른다. 특히 큰 경기를 앞두고 그의 리더십이 발휘된 때가 많았다.

하지만 토트넘은 최대 8주 동안 캡틴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결국 그 부담감은 골잡이이자 에이스인 케인에게 향하게 됐다. 이번 시즌 '부주장' 역할을 맡는 만큼 요리스가 없는 기간 동안 팀을 이끄는 '리더'가 돼야 한다. 단순히 골을 넣고 어시스트를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동료 한 명 한 명에게 자신감을 북돋아주고 모든 팀원들을 하나로 결집하는, 말 그대로 그라운드 위의 '지휘자'가 돼야 한다.

크게 걱정은 없다. 케인의 리더십은 뛰어나다고 평가를 받는다. 잉글랜드 대표팀에선 이미 주장직을 겸하고 있으며 토트넘에서도 주장직을 달고 몇 차례 경기를 뛴 적이 있다. 물론 케인의 힘 만으로는 부족하다. 에릭 다이어, 손흥민,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등 토트넘의 정체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동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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