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주문 후 ‘푸드 라커’에서 찾아가면 끝… 음식 건네주는 직원도 사라진다

성유진 기자 2023. 2. 9. 11: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WEEKLY BIZ] Biz Pick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이달 미국 뉴저지주 잉글우드에 배달·포장 특화 매장을 새로 연다. 주문을 받거나 음식을 건네주는 직원이 따로 없어 손님이 스마트폰 앱이나 키오스크(무인 주문기)로 주문한 뒤 음식은 보온 기능을 갖춘 푸드 라커(음식 보관함)에서 찾아가는 구조다. 조리는 라커 건너편 주방에서 한다. 외식 전문지 ‘레스토랑 비즈니스’는 이 매장을 두고 “BBQ가 인간의 상호작용이 거의 없는 방식의 매장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했다.

롯데리아의 스마트 무인 매장 ‘L7홍대점’ 모습. 무인 주문기(왼쪽)로 주문하고 무인 음식 보관함(오른쪽)에서 음식을 받아가면 된다. /롯데GRS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패스트푸드점을 중심으로 푸드 라커를 도입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발 비대면 바람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지만, 인력 부족 현상이 심해지고 인건비가 오른 영향도 있다.

지난 2021년 미국 뉴욕에 처음 문을 연 만두 전문점 ‘브루클린 덤플링 숍’은 현재 모든 매장에 푸드 라커를 갖추고 있다. 주문 후 ‘음식을 찾아가라’는 문자가 도착하면 푸드 라커에서 찾아가는 방식이다. 차가운 음료가 놓인 보관함엔 파란불, 따뜻한 만두가 놓인 보관함엔 빨간 불이 들어온다. 이 식당을 운영하는 사업가 스트래티스 모포젠은 현지 언론에 “식당이 폐업하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과도한 인건비”라며 “푸드 라커 같은 기기를 통해 인건비 비율을 종전 30%에서 15% 정도까지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유명 패스트푸드점인 KFC와 버거킹, 스매시버거, 타코벨, 델타코 등도 비슷한 방식의 푸드 라커를 일부 매장에 선보였다. 국내에서도 롯데리아가 주문은 키오스크로 하고 전광판에 주문 번호가 뜨면 음식은 전용 보관함에서 찾아가는 스마트 특화 매장 ‘L7홍대점’을 재작년 말 열었다.

대면 접촉이 전혀 없는 드라이브스루(차에 탄 채로 주문한 음식을 받아가는 형식) 매장도 등장하고 있다. 맥도널드가 작년 말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문을 연 드라이브스루 매장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주문한 후 차를 몰고 픽업대로 오면 주방과 연결된 자동 컨베이어 벨트에서 음식이 나온다. 이 매장을 접한 손님들은 “거대한 자동 판매기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타코벨이 작년 5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연 매장 역시 드라이브스루 주문 전용으로 만들어졌다. 주방은 건물 2층에 있고, 주문 후 1층 픽업대에 차를 대면 음식이 수직 승강기를 타고 내려온다.

맥도널드 드라이브스루 매장에서 한 고객이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온 음식을 집어들고 있다. /맥도널드

포장 전용 식당도 늘어나는 추세다. 멕시칸 음식 전문점 치폴레는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치폴레인 디지털 키친’이라는 이름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장으로는 들어갈 수 없고 창문 형태의 음식 픽업대에서 주문한 음식을 받아가야 한다. 치폴레 측은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은 식당과 화장실 청소 등에 들어가는 노동력을 줄일 수 있어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음식점에서 사람 얼굴 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홀 직원이 따로 필요없는 포장·배달 전문 체인점, 무인 카페 등이 이미 동네마다 우후죽순 생기고 있고, 직원 대신 키오스크나 서빙 로봇을 쓰는 식당도 많아졌다. 주요 패스트푸드점의 키오스크 도입률은 높게는 95%에 이른다.

WEEKLY BIZ Newsletter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46096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