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지존’ 자존심 구긴 구글...AI 챗봇 ‘오답 논란’에 주가 8% 하락

8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전날보다 7.7% 하락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는 0.3% 하락하는 데 그치는 등 시장에선 AI 챗봇 경쟁에 나선 구글과 MS의 전쟁에서 MS 손을 들어주고 있다. 특히 구글이 챗GPT 대항마로 내놓은 AI 챗봇 ‘바드(Bard)’가 오답을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장의 실망을 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알파벳 주가가 거의 8% 하락하면서 수십억 달러의 시장가치를 잃어버렸다”며 “주가 하락은 구글 바드의 데모 영상에서 밝혀진 오류로 인해 발생했으며, 새로운 스타일의 채팅 기반 검색을 시장에 도입하는데 구글이 직면한 문제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구글 검색 페이지 이미지. / AP=연합뉴스

구글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행사를 열고 AI 챗봇이 기반의 새로운 검색 서비스를 공개했다. 구글은 텍스트 검색에 AI 챗봇을 도입한 것은 물론 구글 맵(지도), 구글 번역 등에도 AI 챗봇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구글이 지난 6일 챗GPT 경쟁 서비스인 바드 출시를 발표한 지 하루 만에 MS가 자사의 검색 엔진 ‘빙(Bing)’에 AI을 결합한 새로운 버전의 검색 엔진 빙을 선보이자, 구글은 행사를 열며 새로운 검색 기능에 관한 세부 내용을 공개한 것이다.

하지만 행사는 구글에게 독이 됐다. 바드가 내놓은 검색 결과에 오류가 있었기 때문이다. 구글은 이날 바드가 아홉살 어린이를 상대로 “제임스 웨브(James Webb) 우주 망원경을 통해 이뤄진 새로운 발견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답변하는 GIF 형식의 짧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바드가 답변한 내용에는 “제임스 웨브 우주 망원경이 태양계 밖의 행성을 최초로 찍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달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외계 행성의 첫 번째 사진은 2004년 유럽남방천문대가 설치한 초거대 망원경이 촬영했다. 한 천문학자는 “과거 역사를 과소평가한 나사의 보도자료를 잘못 해석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FT는 “AI로 작동하는 검색 엔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며 “소위 생성 AI 시스템의 결함이 다시 확인됐다”고 꼬집었다.

여기다 구글이 검색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MS 등 경쟁사가 AI 기반 검색 엔진을 선보이면 점유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도 챗GPT와 유사한 AI 기반 챗봇인 ‘어니봇’을 개발하고 있으며 다음 달 출시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구글 검색엔진이 위협받는 이례적인 상황에 처했다”고 평가했다.

베어드 에쿼티 리서치의 수석분석가인 콜린 세바스찬은 WSJ에 “구글은 AI 챗봇을 서둘러 출시하면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며 “MS는 오픈AI 기술을 ‘빙’과 통합해 크게 도약했고, 점유율이 제한돼 있는 검색 엔진을 위해 현명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빙이 어떻게 검색 점유율을 얻지 못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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