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왜 이래?"…성과급 공개에 '분통' 터진 MZ

장유미 2023. 2. 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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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 격차에 같은 기업 내 부문별 차이 커 불만…곳곳서 '노노갈등' 우려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 삼성전자는 최근 성과급을 두고 부서별 격차가 심해 내부적으로 직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반도체(DS) 부문은 연봉의 50%를 초과이익성과급으로 받은 반면 생활가전사업부에는 7%만 지급됐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DX(디바이스경험) 소속 직원들은 최근 별도 노동조합을 설립해 삼성전자엔 5번째 노조가 생기게 됐다.

#.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린 CJ올리브영은 본사 소속 MD 직군이 연봉의 80~160%에 달하는 특별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나머지 직군은 연봉의 20~40% 수준을 받은 것으로 전해져 직원들 간 격차가 컸기 때문이다.

[그래픽=장유미 기자]

이처럼 성과급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올해도 반복되는 모양새다. 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이나 사내 다른 사업부문에 비해 성과급이 적은 사업부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공정성'을 따지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전 업종에서 성과급이 노사 갈등뿐 아니라 노노(勞勞) 갈등으로 번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9일 재계에 따르면 가장 두둑한 성과급을 받은 업종은 정유·가스업계다. LS그룹 계열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유통업체 E1은 기본급 대비 1천5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GS칼텍스 역시 최근 임직원들에게 기본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현대오일뱅크 임직원들도 기본급의 1천%를 성과급으로 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이노텍(기본급의 517∼705%), LG화학(기본급의 352∼735%) 등 계열사를 제치고 LG그룹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성과급을 받았다. 기본급의 평균 870%, 최대 900%를 받았다. 기본급 450% 수준을 받았던 전년도와 비교하면 2배 수준이다.

반도체 업계도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은 연봉의 50%를 받았고, 지난해 4분기 10년 만에 분기 적자를 낸 SK하이닉스도 기본급의 82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유통업계에선 CJ올리브영이 가장 화제다. 상품기획(MD) 부문 직원들에게 연봉의 80~16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상반기와 하반기에 지급하는 상여금 외에 별도로 이번에 전 임직원에게 400만원의 특별격려금을 줬다.

하지만 일부 기업에선 사업부별로 성과급 편차가 크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점차 논란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 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의 경우 MX사업부는 연봉의 37%, 네트워크사업부는 27%, TV 사업을 담당하는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는 24%, 생활가전사업부와 의료기기사업부는 7%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사업부문별로 성과급 규모가 최대 7~8배까지 차이가 났다.

LG전자도 연간 첫 흑자를 기록한 VS(전장)사업본부와 2년 연속 글로벌 1위를 수성한 H&A(생활가전)사업본부는 각각 기본급의 최대 550%, 300%를 받는 반면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최대 130%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규모뿐 아니라 사업 분야에 따라 같은 회사 안에서도 사업부별로 성과급이 10배 가량 차이 나는 등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며 "다른 사람과 성과급을 비교하며 민감해 하는 MZ세대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면서 경영 성과나 성과급 규모에 관계없이 많은 기업들이 최근 들어 성과급을 둘러싼 내홍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인포그래픽=사람인]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개인 및 사업부별로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인 HR연구소가 기업 341개사를 대상으로 '2022년 귀속 성과급 지급 현황'을 조사한 결과, 10곳 중 6곳(58.4%)은 '성과급을 지급했거나 지급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성과급을 지급하는 기업은 대·중견기업(67.2%)이 중소·스타트업(54%)보다 13.2%p 높아 기업 규모에 따른 성과급 지급의 양극화가 나타났다.

성과급 지급 방식도 '개인 및 부서 실적에 따른 차등 지급'이 41.7%로 절반에 가까웠다. 이 밖에 '연봉 비례 정률 지급(16.1%)', '연봉 비례 차등 비율 지급(15.1%)', '실적·직급·연봉 등과 무관하게 고정 금액 지급(13.6%)', '직급 및 연차에 따른 차등 지급(11.6%)' 등의 순이었다. 또 전체 기업의 36.7%는 2023년에 성과급 지급 방식을 개편하거나 성과급 지급을 신설할 것이라고 답했는데, 절반 이상인 55.2%가 '개인 및 부서 실적에 따른 차등 지급'이라고 밝혔다.

성과급을 지급하는 기업들의 직원 1인당 평균 성과급 산정 비율은 연봉의 12.4%로 집계됐다. 연봉 5천만원일 경우 620만원을 받는 셈이다. 지난해와 비교한 성과급 규모는 '비슷하다(38.2%)', '확대됐다(32.2%)', '축소됐다(20.1%)', '지난해 미지급(9.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줄었다는 기업도 5곳 중 1곳이었다. 일반적으로 보상 규모가 증가하는 것을 감안하면 기업들이 복합 위기에 따른 경영 환경 대응에 골몰해 재원을 줄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성과급을 지급하는 이유는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서(63.8%, 복수응답)'가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성과 목표를 달성해서(49.2%)', '인재 관리 차원에서(26.6%)', '정기 상여금으로 규정돼 있어서(11.6%)' 등의 순이었다. 반면 '회사 재정 상태가 좋아져서'라는 응답은 4.5%에 불과했다. 이는 과거 기업들이 정량적인 평가로 성과급을 주던 관행에서 탈피해 핵심인재를 확보 및 유지하기 위해 단기 성과를 즉시 보상하고자 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승철 사람인 HR연구소장은 "촉발된 인재전쟁으로 인해 실적에 따라 성과를 바로 보상하는 성과주의가 경영계 전반으로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보상 재원과 방법, 적시성 등 다양한 부분에서 과거와는 다른 정책을 세워 인재 유치 경쟁력을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2년 전엔 성과급을 책정하는 기준이 불투명하다는 주장과 함께 '공정성'이 논란이 됐다면, 이번엔 '보너스 격차'에 대한 박탈감이 논쟁의 중심이 되고 있다"며 "공정과 투명성을 중시하는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해마다 성과급 논쟁이 반복되고 있지만, 직원에게 휩쓸려 과도한 성과급을 지출하면 필요한 투자 재원이 부족해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봐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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