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깔린 17세 딸, 연락두절 친척도…초록색 관 수십개 장례식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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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를 뒤흔든 규모 7.8의 지진으로 현재까지 1만2000명 이상이 숨진 가운데 진앙지 인근에서는 지진 희생자들의 합동 장례식이 치러졌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남부 가지안테프의 주요 묘지에서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희생자들의 장례식이 진행됐다.
80년 만에 발생한 튀르키예 최악의 지진으로 사망자수가 폭증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지역 당국은 장례식 운영 시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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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안테프 지역 합동영결식…"'이맘'이 부족할 지경"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를 뒤흔든 규모 7.8의 지진으로 현재까지 1만2000명 이상이 숨진 가운데 진앙지 인근에서는 지진 희생자들의 합동 장례식이 치러졌다. 생존자들은 한 번에 열 개의 관이 줄지어 묻히는 모습을 보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남부 가지안테프의 주요 묘지에서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희생자들의 장례식이 진행됐다.
희생자들의 시신이 담긴 녹색 금속 관이 한 번에 10개씩 연이어 들어왔고, 이맘(이슬람교에서 예배를 인도하는 성직자)은 이들이 묻히기 전 그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가지안테프에서 북쪽으로 약 100㎞ 떨어진 베스니 지역에 살던 하티체는 이번 지진으로 17살 딸을 잃었다. 아들은 여전히 실종된 상태다.
하티체와 그의 가족은 6층짜리 아파트에 살았는데,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지며 가까스로 탈출했다. 막 탈출했을 무렵 '괜찮다'던 그의 딸이 숨진 건 병원에서다. 건물이 무너지며 내부 장기가 망가졌다는 게 의사의 소견이었다. 하티체는 장례식 전 차마 그의 딸을 볼 수 없었다며 눈물 젖은 얼굴을 보였다.
도네와 아야스도 자신들의 아파트에서 숨졌다. 이들은 나란히 함께 묻혔다. 이들의 조카 에므레는 "지진 이후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 누구도 도네와 아야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며 "다음 두 번째 지진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소문이 퍼졌다. 우리는 이미 그들의 죽음을 예감했다"고 AFP에 전했다.
일가족이 모두 숨진 안타까운 사연도 잇따랐다. 가지안테프에서 동쪽으로 65㎞ 떨어진 누르다기에 거주하던 35살 아이세는 남편과 시부모와 함께 숨졌다. 아이세의 동생은 "더 이상 누르다기는 없다. 도시는 완전히 파괴됐다"고 말했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오열하며 관을 어루만졌다.
80년 만에 발생한 튀르키예 최악의 지진으로 사망자수가 폭증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지역 당국은 장례식 운영 시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파트마 사힌 가지안테프 시장은 장례식에 더 많은 이맘이 필요하다며 이들의 도움을 촉구했다.
앞서 시리아 국경과 인접한 튀르키예 남동부 가지안테프와 중남부 카흐라만마라슈 지역에서 지난 6일 새벽 4시17분(한국시간 오전 10시17분)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후 현지시간으로 오후 1시24분 카흐라만마라슈 북북동쪽 59㎞ 지점에서 규모 7.5의 여진이 발생하며 피해를 키웠다.
현재까지 밝혀진 사망자는 튀르키예에서는 9057명, 시리아에서는 2992명 등 총 1만2049명이다. 부상자는 모두 5만8087명에 달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여진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 추가 붕괴가 우려된다며 사망자 규모가 2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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