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작심 '매파 모드'…연초 증시 랠리도 멈췄다(종합)

김정남 2023. 2. 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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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혼란케 한 '매둘기' 파월 직후
뉴욕연은 총재 등 매파 발언 쏟아내
"인플레 내리기 위한 긴 싸움 준비"
월가는 내주 '1월 CPI 공포감' 만연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높은 인플레이션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낮은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향후 몇 년간 제한적인 기준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높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연준 고위인사들이 매파(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쏟아냈다. 시장이 추후 통화정책 경로를 두고 과도하게 완화 쪽으로 앞서나가고 있음을 시사하면서다. ‘매둘기’(매파+비둘기파) 평가를 받았던 제롬 파월 의장의 언급에 대한 해석 역시 추가 긴축 의지로 기우는 기류다. 연준과 시장간 온도차가 커지면서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AFP 제공)

“시장 예상보다 금리 더 올린다”

윌리엄스 총재는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만난 자리에서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물가 안정을 위해 연준이 해야 할 일이 더 많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연준이 공개한 5.00~5.25%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여전히 좋은 목표”라고 했다. 다음달과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5bp(1bp=0.01%포인트)씩 금리를 올리겠다는 의미다. 5.00% 아래에서 인상을 중단하기를 기대하는 시장과는 시각차가 있다.

뉴욕 연은 총재는 연준 내에서 의장과 부의장에 이은 ‘3인자’다. 의장의 기조와 발을 맞추는 자리다. 연준 집행부의 시각을 사실상 대변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 이날 언급은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과 일맥상통 한다는 평가다.

윌리엄스 총재는 “올해 1월 고용보고서가 놀라울 정도로 강력했지만 연준이 25bp로 인상 폭을 낮추는 것은 적절하다”며 “금리 인상 폭이 작아지면 연준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조정할 수 있는 더 많은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베이비스텝을 통해 초강경 긴축의 영향을 살피겠다는 것이다.

그는 “연준의 정책 경로는 미국 노동시장이 더 느슨해지는지 여부, 서비스 부문의 인플레이션이 완화할지 여부에 달려 있다”며 “지금은 실업자보다 거의 두 배나 많은 일자리가 있다”고 했다.

월러 이사는 이날 아칸소주에서 열린 한 농업 관련 컨퍼런스에서 “강력한 노동시장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유지할 수 있는 소비 지출을 부채질할 수 있다”며 “연준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시장 예상보다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러 이사는 “일부 사람들은 올해 인플레이션이 꽤 빨리 내려갈 것이라고 믿는다”면서도 “그것은 반가운 결과가 되겠지만, 아직은 그런 신호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긴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보스턴 이코노믹클럽에서 연 행사에서 “지금까지 했던 금리 인상이 노동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많지 않다”며 “우리는 노동시장의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연준 최종금리 수준을 5.4%로 보고 있는 강경 매파다.

리사 쿡 연준 이사 역시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금리 인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금리를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마이웨이 랠리’ 뉴욕 증시 털썩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매파적인 언급”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1% 내렸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68% 떨어졌다. 전날 파월 연준 의장의 매둘기 색채 중 비둘기파 언급만 소화하며 ‘마이웨이 랠리’를 벌였던 것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투자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 이후 증시의 위험 선호 심리는 빠르게 가라 앉았다”며 “오는 14일 나오는 올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마저 뜨겁다면 투자자들은 매파 연준을 믿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이미 CPI 공포감이 만연해 있다. 1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6.2% 상승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컨센서스다. 직전 월인 지난해 12월(6.7%)보다 낮다. 그러나 전월 대비로는 0.5% 급등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12월 0.1% 하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울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조만간 금리 인상 중단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히 있다. 메릴린치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지낸 후 로젠버그리서치를 창업한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캐나다 중앙은행(BOC)의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연준도 경제 활동이 약해지면서 인상을 멈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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