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고위인사 4인 “금리, 장기간 더 올려야” 한 목소리

정미하 기자 2023. 2. 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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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 4명이 잇따라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금리를 계속 인상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는 지표에 환영의 메시지를 내놓으면서도 아직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했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8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윌러 연준 이사는 이날 아칸소주대에서 진행한 콘퍼런스에 참여해 “우리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일부에서 예상하는 것보다 더 오랫동안 더 높은 금리와 긴 싸움을 벌여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윌러 이사는 “일부에서는 올해 인플레이션이 아주 빠르게 내려갈 것으로 믿고 있지만, 경제 지표에서 그처럼 빠른 하락 신호를 보지 못했다”며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긴 싸움을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 AFP=연합뉴스

윌러 이사는 강력한 노동 시장이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위험 요소로 꼽았다. 미 노동부는 지난 3일, 1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 수가 51만7000명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22만3000명)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고 경제학자의 추정치를 초과했다. 실업률은 1969년 이후 최저 수준인 3.4%로 떨어졌다. 윌러 이사는 “이러한 고용 증가는 소비자 지출을 부추겨 앞으로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킬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연준 ‘3인자’이자 연방공개시장위원회 부의장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행사에서 “지난해 12월 공개한 점도표는 올해 금리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가이드라인”이라며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정책이 몇 년 동안 제한적인 수준을 유지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12월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전망하는 향후 금리 수준을 표시한 도표)가 제시한 올해 말 예상 금리는 5.1%(5.0∼5.25%)로 올해 몇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준은 지난 1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로 인상하며 4.5~4.75%로 만들었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0.25%포인트를 추가로 인상하는 것에 대해 “적절한 수준”이라며 “추가 인상 속도는 앞으로의 데이터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계속 상승하거나 금융 여건이 완화된다면 연준이 금리를 더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유지하기 위해 몇 년 동안 (금리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며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정상적인 수준으로 금리를 되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주택, 식품, 에너지를 제외한 서비스 가격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전히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특히 노동 시장이 심하다”고 강조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역시 임금 상승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보스턴 경제 클럽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금리 인상이 노동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가 아직 많지 않다”며 “노동 시장이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전날 TV에 출연해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달성하기 위해선 금리를 5.4%로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사 쿡 연준 이사도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금리 인상은 끝나지 않았으며 금리를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지수는 지난해 12월 5% 상승하며 6월 기록한 최고치(7%)에서 하락했다. 하지만 여전히 연준 목표치인 2%에는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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