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한번 잘못했다가 수십조원 날렸다니...“소문난 챗봇, 먹을건 그닥” [월가월부]

김인오 특파원(mery@mk.co.kr) 2023. 2. 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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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미국 주요 주가 지수 동반 하락
‘바드 오답’ 시총3위 알파벳 8%↓
‘챗봇 망신살’에 빅테크 투심 추락
연준인사 “금리인상 안 끝났다” 경고
디즈니 ‘55억달러 비용절감’ 발표
어닝비트·긴축소식…시간 외 8%↑
8일(현지시간) 빅테크 주가
미국 기업 시가총액 2위 알파벳 주가가 하루 만에 약 8% 급락한 가운데 8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도 하락 마감했습니다.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챗봇(대화형 로봇) 투자 열풍을 끌어당겼지만 알파벳이 선보인 바드 챗봇이 질문에 대해 틀린 대답을 한 것이 알려지자 투자자들의 실망이 매도세로 이어졌습니다. 시장 전반적으로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긴축 정책 강조 발언과 그간 누적된 국채 수익률 급등세가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분위기입니다.

8일 뉴욕증시에서는 기술주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주요 주가지수가 동반 하락했습니다. 지수 하락폭이 큰 순서대로 보면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와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각각 2.19%, 1.68% 떨어졌습니다. 대형주 중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각각 1.11%, 0.61% 하락했습니다.

구글의 ‘바드’ 소개 트윗
개별 종목을 보면 ‘구글 모기업’ 알파벳(GOOGL) 주가가 8일 하루 만에 7.86% 떨어져 1주당 99.37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앞서 개장 초반에는 주가가 9%를 넘나드는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배경은 바드 챗봇 오류 탓입니다. 앞서 6일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블로그를 통해 “우리는 바드(Bard)로 불리는 대화 응용 프로그램용 언어 모델(LaMDA) 기반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밝히면서 트위터를 통해 바드 광고를 실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FT ↓0.31%)가 오픈AI를 통해 투자한 챗봇 ‘챗GPT’가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구글이 이에 맞설 야심작으로 바드를 공개한 것입니다.

구글 트윗을 보면 바드는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이 새로 발견한 것들을 9살 짜리를 위해 설명할 수 있나”는 질문을 받았는데요. 다만 JWST가 아닌 초거대망원경(VLT)이 발견한 정보를 소개하는 식의 오류 섞인 답변을 냈습니다.

바드의 오답은 구글 측이 8일 프랑스에서 ‘라이브 프롬 파리’ 행사를 준비하던 시점에 알려졌기 때문에 같은 날 뉴욕증시에서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쏟아진 결과 알파벳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전날 구글 주가는 바드 기대감에 힘입어 하루 만에 4.61% 뛰었는데 하루 만에 분위기가 뒤바뀐 셈입니다.

8일 디즈니 주가 흐름
한편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 디즈니(DIS ↑0.13%)는 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55억 달러 규모 비용 절감 조치를 발표하면서 사업 개편과 더불어 직원 7000명을 해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코로나19 시대 종료에 따른 디즈니 크루즈·테마파크 사업 기대와 더불어 비용 절감형 수익선 개선에 대한 기대가 더해지면서 회사 주가는 시간 외 거래 초반에 8%가량 올라섰습니다.

이날 디즈니의 지난 분기 실적 발표 내용을 보면 회사는 일단 ‘어닝 비트’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분기 회사의 주당 순이익(EPS)는 0.99달러로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기대치(0.78달러)를 웃돌았습니다. 분기 매출 역시 235억1000만달러로 기대치(233억7000만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미 시장에서는 디즈니플러스 구독자 수 감소를 예상했는데 구독자 감소 악재 등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분기 영업 손실이 10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월가 전망(12억달러 손실)보다는 손실 폭이 적었습니다.

다만 8일 뉴욕증시는 전반적으로 매수세가 사그라든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나스닥 주요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중에서는 테슬라(TSLA ↑2.28%)와 넷플릭스(NFLX ↑1.07%), 엔비디아(NVDA↑0.14%) 정도가 상승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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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매수 심리를 압박한 변수는 연준 인사들의 긴축 선호 발언입니다. 이날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를 통해 “높은 인플레이션을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의 낮은 수준으로 안정시키려면 앞으로 몇 년간 금리를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서 “최종 금리 5.00~5.25% 수준은 여전히 좋은 목표”라고 언급했습니다. 뉴욕 연은 총재는 연준 ‘3인자’로 불리기도 하는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에서 고정 투표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같은 날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아칸소주에서 열린 농업 관련 컨퍼런스에서 “우리는 시장 예상보다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면서 “강력한 일자리 시장이 소비 지출을 부채질하면서 인플레를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가 안정을 위한 연준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 월러 이사는 ‘매파’로 분류되는 인사로 연준 최종금리 수준을 5.4% 근방으로 잡고 있습니다. 연준 이사도 FOMC 고정 투표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주요 국채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률이 떨어졌습니다. 대표적인 단기물인 3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1bp(=0.01%p) 오른 4.72% 에 거래를 마쳤지만 기준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bp떨어진 4.45%, ‘시중 장기 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bp 떨어진 3.63%에 마감했습니다.

같은 날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 가치도 소폭 올라섰습니다. 6대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후 4시 43분 기준 0.05% 오른 103.48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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