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챗봇 ‘어떤 답변 했길래’…주가 7% 이상 급락

이상덕 특파원(asiris27@mk.co.kr) 2023. 2. 9.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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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인공지능 ‘바드’ 실전 사례 공개
“우주망원경을 설명해 달라”고 하자
틀린 답변 내놔…과학자들 잇단 지적
6800억달러 디지털 광고시장 놓고
MS 치고 나오는데…투자자 큰 실망
구글의 프라바카르 라그하반 수석 부사장 <출처=구글 유튜브>
만능 챗봇인 ‘챗GPT’의 대항마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구글의 ’바드(Bard)’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지만, 오답을 한 것으로 8일(현지 시각) 확인됐다. 실망감이 커지면서 구글 주가는 7% 이상 급락했다.

이날 구글은 프랑스 파리에서 검색 엔진 행사를 열고 인공지능 기반의 새 검색 시스템을 공개했다.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챗GPT를 장착해 구글이 장악한 디지털 광고 시장에 침투하는 것을 의식한 듯, 검색 엔진의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발표했다. 단순히 텍스트 검색뿐 아니라 구글 맵, 구글 렌즈(이미지 검색) 등 모든 분야를 한 층 강화해 마이크로소프트의 공세를 차단하겠다는 포석이었다.

하지만 큰 기대를 모든 구글의 챗봇 바드가 큰 실수를 저질렀다. 구글은 이날 짧은 GIF 형식 동영상을 통해 바드가 아홉살 어린이를 상대로 ‘제임스 웨브 우주망원경’(James Webb Space Telescope·JWST)의 새로운 발견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변을 단 장면을 시연했다. 바드는 “제임스 웨브 우주망원경이 태양계 밖의 행성에 대한 최초의 사진을 찍는 데 사용됐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는 오류였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외계 행성 이미지를 촬영한 첫 우주망원경은 2004년 유럽남방천문대가 설치한 초거대 망원경 VLT(Very Large Telescope)다. 이를 두고 많은 과학자가 바드의 답변이 틀렸다고 지적했다.

구글이 오답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글은 “단지 테스터 프로그램일 뿐”이라면서 “이번주부터 바드의 응답이 실제 정확한지 등을 충족하는지 내외부의 피드백을 동시에 받을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기대를 모은 바드가 실수하자 투자자들은 크게 실망했다. 이날 구글 주가는 무려 7.68% 급락한 99.37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구글은 다양한 검색 업데이트를 시연했다. 특히 구글의 프라바카르 라그하반 수석 부사장은 인공지능과 대화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별을 관찰할 때 가장 보기 좋은 별자리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입력하자, 바드가 이에 대한 답변을 이어갔다. 또 ‘전기자동차를 구매할 경우 장·단점을 설명해 달라는 요구’에도 바드가 답변했다. “전기 자동차는 운전할 때 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고, 일반 자동차는 배기가스를 배출한다”고 적었다. 또 구글은 인공지능을 구글 지도에 접목한다고 밝혔다. 종전 메타버스 지도인 ‘몰입형 뷰(immersive views)’에 인공지능을 접목해 식당 내부나 유명 도시 랜드마크 등을 3D로 보여주고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구글이 이처럼 서둘러 인공지능 검색 엔진을 발표한 것은 시장의 판이 바뀔 수 있어서다. 쇼피파이 추산 디지털 광고 시장은 6813억달러에 달한다.

구글이 공개한 인공지능 챗봇 바드
양사는 초거대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만능 챗봇 인공지능을 자사의 검색 엔진에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00억달러를 투자한 비영리 스타트업 오픈AI의 만능 챗봇 ‘챗GPT’를 업데이트해 자산의 검색 엔진인 ’빙(Bing)’에 탑재한 상태다. 챗GPT는 1750억개 매개 변수로 학습한 GTP-3.5라는 초거대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또 구글 역시 1370억개 매개변수를 학습한 ‘람다’를 기반으로 한 ‘바드’를 부랴부랴 내놓았다.

투자자들은 현재 구글을 골리앗, 마이크로소프트를 다윗에 비유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앞서 ‘MSN 검색’ 엔진을 업데이트한 ‘빙’을 2009년 출시한 이후 줄곧 구글 따라잡기에 나섰다. 이후 야후를 제치고 2위에 올랐지만 더 이상 상승세는 타지 못했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2년 말 현재 글로벌 검색 엔진 시장 점유율은 구글이 84%, 마이크로소프트가 8.9% 수준이다.

하지만 광고 매출 격차는 더 벌어진다. 승자 효과 때문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2022년 디지털 광고 매출은 구글이 1755억2000만달러인데 반해, 마이크로소프트는 180억달러에 불과하다. 10분의 1 격차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용사인 메타는 1144억달러, 아마존은 377억4000만 달러 선이다. 빅테크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최약체인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공지능 검색 엔진을 비장의 무기로 생각하고 있다.

마켓워치는 “마이크로소프트 행사 직후 MS는 투자자들과 통화해서 잠재 수익을 설명하는데 집중했다”면서 “마치 골리앗(구글)에 도전하는 다윗(마이크로소프트)같은 인상을 심어줬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필 옥켄덴 윈도·비즈니스 CFO는 “검색 광고 시장에서 점유율을 1%포인트 올릴 때 마다, 광고 매출이 20억달러(2조5000억원)씩 늘어날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역으로 구글이 검색 시장 점유율 1%포인트를 상실할 때 마다 매출이 감소하는 셈이다.

디지털 광고 시장의 핵심 기술이 되는 검색 엔진을 놓고 양사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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