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당하고 신용불량"…소송 이겨도 집주인은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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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씨(34·가명)는 2년째 전세 보증금 1억5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최씨는 2020년 2월부터 2년간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빌라 전세계약을 맺었으나 지난해 2월 계약 만료일이 지났는데도 집주인이 "돈이 없다"고 버티면서다.
최씨는 집주인을 상대로 임대차보증금반환 소송을 냈고, 법원 조정에 따라 지난해 9월까지 집주인이 보증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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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씨(34·가명)는 2년째 전세 보증금 1억5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최씨는 2020년 2월부터 2년간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빌라 전세계약을 맺었으나 지난해 2월 계약 만료일이 지났는데도 집주인이 "돈이 없다"고 버티면서다.
당시 결혼을 앞두고 있던 최씨는 눈앞이 캄캄했다. 게다가 전세보증금 1억5000만원 중 1억원을 대출받았는데, 계약 만료일까지 대출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돼 버렸다. 당장 1억원을 갚아야 사회생활이 가능했지만 이미 은행에서는 채무불이행 상태가 돼 다른 대출을 받아 되갚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버티는 집주인에 법적 소송까지 진행했지만 전세보증금은 여전히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최씨는 집주인을 상대로 임대차보증금반환 소송을 냈고, 법원 조정에 따라 지난해 9월까지 집주인이 보증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지연손해금 연 12%도 붙은 상태지만 집주인은 아직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최씨는 "경매로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집값이 하락하면서 경매를 내놔도 보증금을 다 돌려받을 수 없어, 끝도 없는 소송전을 벌여야 한다"며 "집주인이 순순히 보증금을 돌려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빌라의 경우 실제 거주하지 않는 이상 전세금을 끼고 '갭투자' 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집값 상승기에는 다음 세입자를 구하는 일이 어렵지 않아 전세금 반환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집값 하락기가 시작되면서 빌라왕과 같은 계획적인 전세사기가 아니더라도 최씨 사례처럼 전세금 미반환 사고가 나타날 수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빌라 갭투자가 당연했던 시기가 있었고, 다음 세입자도 쉽게 구할 수 있어 그동안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집값이 하락하자 전세가격이 떨어지거나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 전세금 반환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전세계약 전 집주인의 세금 미납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등 전세사기 대책을 내놨지만, 계약 이후 벌어지는 일까지 보장하지는 못한다. 최씨의 경우에도 계약 당시에는 근저당권 설정이나 세금 미납 등이 없는 '깨끗한' 주택이었으나 추후 집주인이 세금을 체납하면서 비극이 시작됐다.
윤지해 부동산R114 팀장은 "전세계약은 사인 간 거래인 만큼 의도치 않게 보증금 반환이 안되는 사례가 많다"며 "처음부터 사기가 아니었지만 나중에 사기 형태로 변질되는 경우도 잦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전세사기 대책은 방향성이나 방안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지만 전세사기를 원천 차단하는 데는 구조적 한계가 여전하다"고 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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