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173] 동이불화(同而不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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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좌씨전’ 노나라 소공(昭公) 20년(기원전 522년) 기사다.
제(齊)나라 경공(景公)이 사냥에서 돌아오자 안자(晏子)가 천대(遄臺)에서 임금을 모시고 있었다. 그때 제나라 대부 자유(子猶)가 말을 달려 왔다. 경공이 말하기를 “오직 자유만이 나와 기분이 화합한다[和]”라고 하니, 안자가 대답하기를 “자유는 경공께 실로 기분을 같게 하는 것[同]일 뿐인데, 어찌 이것이 화합이 될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였다. 이에 경공이 “화(和)와 동(同)이 다른가?”라고 하니 안자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다릅니다. 화(和)란 국을 끓이는 것과 같아서, 물, 불, 초, 젓갈, 소금, 매실에다 삶은 생선이나 고기를 넣고 나무로 불을 때서 요리사가 그것들을 조화시켜 맛을 고르게 하여 모자라는 것은 더 넣고 많은 것은 덜어내어 국을 만듭니다. 그런 뒤에 군자는 이를 먹고는 기분 좋아 마음을 화평하게 가집니다. 임금과 신하 사이도 또한 그러합니다. 임금이 옳다고 한 것도 그것이 잘못되었으면 신하가 그 잘못을 말씀드려 옳게 만들어 나가고, (반대로) 임금이 그르다고 한 것도 그것이 옳으면 신하가 그 옳은 것을 말씀드려 틀린 것을 고쳐 나가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 정치가 공평해져서 서로 충돌이 없고 백성들도 다투는 마음이 없어집니다. 그러므로 ‘시경’에 이르기를 ‘또한 조화된 맛의 국이 있어, 이미 경계하고 이미 고르게 하였네’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자유는 그렇지 않아, 임금이 옳다고 하면 자신도 옳다고 하고, 임금이 그르다고 하면 자신도 그르다고 하니, 이는 마치 물에 물을 더 타는 격이니 누가 그 음식을 먹겠으며, 거문고의 조화가 없는 한 가지 소리만 켜는 것과 같은 격이니 누가 그 소리를 듣겠습니까? (화(和)와 동(同)에서) 동(同)이란 것이 옳지 않음이 이와 같습니다.”
이 일을 압축해서 공자는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한다”고 말했다. 여야 모두 동이불화(同而不和) 경쟁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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