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카페] 산업 통계로 본 한국영화계의 현주소

경기일보 2023. 2. 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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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충범 한국영상대 영화영상과 교수

영화진흥위원회에서는 연도별, 상·하반기, 월별로 국내 영화 산업에 관한 결산 자료를 공개한다. 이 가운데 연도별 결산 보고서는 통상적으로 매년 2월20일 전후에 발표되므로 2022년 영화 산업 현황을 나타내는 모든 사항을 아직 상세히 파악할 수는 없다. 그러나 2022년 12월 결산 보고서 안에는 2022년 한 해 동안의 극장 상영작과 관객 수, 매출액뿐 아니라 국적별, 기업별 매출액과 관객 점유율 등에 관한 통계적 수치가 정리되어 있어 이를 통해 한국 영화계의 현주소를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한 해 동안 극장 개봉 편수는 총 1천773편, 관객 수는 1억1천280만여명, 매출액은 1조1천602억여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한국 영화는 개봉 편수 771편, 관객 수 6천279만여명, 매출액 6천310억여원으로 이는 전체 대비 개봉작 점유율 43.5%, 관객 수 점유율 55.7%, 매출액 점유율 54.4%에 해당한다.

2021년 극장 개봉 편수는 1천637편이었으며 그중 한국 영화가 653편, 외국 영화가 984편이었다. 2022년과 별다른 차이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관객 수는 6천53만여명, 매출액은 5천845억여원이었고 한국 영화의 경우 1천822만여명과 1천734억여원에 불과했음을 감안하면 2022년 한국 영화계의 산업 환경이 전년도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데에는 2022년 들어 코로나19의 여파가 다소 진정됐다는 점이 배경으로 자리한다.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하기 시작한 2020년 극장 관객 수는 5천952만여명, 매출액은 5천104억여원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는 적어도 최근 십수년 사이의 최저 수치에 해당한다. 한국 영화의 비중 또한 주목된다. 2020년 관객 수 4천46만여명, 매출액 3천504억여원으로 각각 68.0%, 68.7%를 차지하던 것이 2021년에는 30.1%, 29.7%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코로나19의 대유행하에서 한국 영화의 기획, 투자 및 제작 활동이 위축된 결과로 풀이된다.

따라서 영화 산업적 흐름에 있어 2022년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상승 국면으로의 전환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고 할 만하다. 단적으로 2010년대 매년 50%대를 유지했던 한국 영화의 점유율이 2020, 2021년 크게 요동쳤으나 2022년에는 다시 원상태로 돌아왔다. 하지만 완전한 회복 상황을 맞이했다고는 보기 어렵다. 팬데믹 이전까지 국내 극장 관객 수는 7년 연속 연간 2억명 이상을 기록 중이었고 2019년에 이르러 2억2천668만여명이라는 최대 수치에 도달한 바 있었기에 그렇다.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인해 4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던 것이 2022년에는 전년도에 비해 2배가량의 회복세를 나타낸 것이다.

국내 영화 산업의 회복세를 견인한 것으로 1천269만여명의 관객 동원 기록을 세워 역대 10위에 오른 ‘범죄도시 2’를 비롯해 726만여명의 ‘한산: 용의 출현’과 698만여명의 ‘공조 2: 인터내셔날’, 아울러 외국 영화로는 818만여명의 ‘탑건: 매버릭’ 및 12월에만 731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한 ‘아바타: 물의 길’ 등 이른바 흥행 ‘대작’들을 지목할 수 있다. 그러나 스크린 독점 등의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대부분이 연작이나 시리즈물 형태를 취했다는 점에서 이들 작품의 제작 경향이 긍정적인 신호만을 제시하고 있지는 못 하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30일부터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극장을 찾는 이들의 발길도 갈수록 잦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영화 산업이 더욱 활기를 띠게 될 2023년에는 보다 다양한 소재와 매력을 지닌 작품들이 적극적으로 기획, 제작돼 전국의 스크린을 채워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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