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 칼럼] 가스공사, 난방비 폭탄 던지고도 억대 연봉

김종구 주필 2023. 2. 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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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텍스 이재율의 연봉 반납
가스공사 임원에 쏠리는 눈
최연혜 사장부터 반납해야

킨텍스(KINTEX)는 공공기관이다. 정부, 경기도, 고양시가 출자했다. 국민, 도민, 시민이 주인이다. 공공의 가치가 그만큼 중시된다. 여기 새로 간 사장이 이재율씨다. 경기도·행안부·청와대에서 근무했다. 평생 공직자로 살았다. 그가 이런 주문을 냈다. ‘내 연봉을 깎아라.’ 취임과 동시에 이뤄졌다. 3천600만원이 삭감됐다. 사장이 이러니 임원들도 따랐다. 외부에 알리기를 꺼린다. 다른 기관에 부담주기 싫다고 한다. 그래도 기자가 썼다.

킨텍스가 무슨 사고를 쳤나. 뭘 잘 못해서 연봉을 깎은 걸까. 공공기관을 평가하는 객관적 수치가 있다. ‘공공기관 경영 평가 순위’다. 22년까지 경기도에서 받았다. 지금은 고양시다. 그때 평가에서 83.95점 받았다. 18개 기관 가운데 10위다. 코로나19의 직격이 마이스산업이었다. 18위를 했더라도 이상할 거 없었다. 그런데 10위를 했다. 다들 선전이라고 했다. 연봉 토해낼 일이 아님은 물론이다. 그런데도 반납했다. 간단하다. 고통 분담.

뜬금없지만 난방비 얘기로 가 보자. 어느 84㎡ 아파트 홈페이지다. 관리비 고지서가 인증샷으로 떴다. 12월분 총 48만1천240원이다. 세대 난방비가 무려 7만9천300원 올랐다. 12만4천800원이다. 세대 급탕비도 1만6천600원 올랐다. 5만4천400원이다. 인터넷 곳곳에서 난리다. ‘전용면적 84㎡ 관리비가 60만원 나왔어요.’ ‘원룸 1인 오피스텔 관리비가 33만원이 나왔어요.’ 경험해보지 못한 난방비 고통이다. 이야말로 분담해야 할 고통이다.

이 난방비를 정한 곳이 한국가스공사다. 최연혜 사장이다. 지난해 12월 취임했다.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비례)을 했다. 전엔 철도공사 사장이었다. 가스공사와 닿는 에너지 전문성이 없다. 지원 때부터 말이 많았다. 자기소개서 짜깁기 논란도 그래서 나왔다. 우여곡절 끝에 취임했다. 결과적으로 정치권 낙하산이다. 취임이 12월이었는데, 그때부터 고통이 시작됐다. ‘최연혜 가스공사’발 요금 폭등이 시작됐다. 이게 끝도 아니다. 더 올린단다.

참 많은 얘기를 한다. 최근 인터뷰도 있다. ‘8번 가스요금 인상을 요구했는데 거절 당했다.’ ‘TF를 남발해 조직 운영이 엉망이 됐다.’ ‘1·2급 30명에 직책을 주지 않을 만큼 비정상적인 조직이었다.’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에서-. 모두 문재인 정부의 책임을 말하고 있다. 틀린 소리 아니다. 난방비 폭탄은 포퓰리즘의 저주다. 그때 올렸으면 이 충격은 없었다. 하지만 맞는 말도 하면 안 될 사람이 있다. 지금의 최 사장이다.

누가 누굴 탓하나. 난방비 책정이 거기 일이다. 그때 요금 인상 관철시켰어야 했다. 심각성 주지시켰어야 했다. 직이라도 걸었어야 했다. ‘8번’ 요구가 무슨 면죄부라도 되나. 8번 해서 안 되면 80번이라도 해야 했다. 결국은 아무것도 못했다. 이제서야 올렸고 국민이 힘들어졌다. 해야 할 때 못하고 자리만 지키던 가스공사다. 그 조직의 총책임자가 최 사장이다. 사과하고, 책임지고, 대책 내는 게 우선이다. 누굴 평가하고 뭘 지적하고 있나.

좋은 회사다. 소속 직원 4천307명이다(2021년 기준). 1인당 평균 연봉 8천172만원이다. 기술직 남성은 8천627만원이다. 임원은 1억1천426만원이다. 최 사장은 1억5천만원 정도를 받는 것 같다. 평직원의 책임을 논할 건 아니다. 정부를 설득할 힘도, 경영을 좌우할 힘도 그들에겐 없다. 정부 설득, 경영 좌우가 전부 임원들의 일이었다. 그때 임원들, 그리고 지금 임원들 모두의 책임이다. 그리고 맨앞에 서야 할 이가 최 사장이다.

그때. IMF로 금융이 무너졌다. 연봉 1원 행장들이 등장했다. 그 희생에 금융이 살아났다. 이재율 사장의 연봉 반납은 미담이다. 안 해도 되는데 했다. 최연혜 사장의 연봉 반납은 책임이다. 해야 하는 데 안 하고 있다.

김종구 주필 1964kj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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