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 만에 돌아온 걸작[이은화의 미술시간]〈253〉
이은화 미술평론가 2023. 2. 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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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라르손은 스웨덴의 국민 화가다.
스웨덴 국립미술관에 가면 그의 대표작을 볼 수 있는데, 전시실이 아니라 중앙 홀 벽면에 전시돼 있다.
그러다 1992년 국립미술관 개관 200주년 기념 라르손 헌정 전시회 때 이 그림이 출품됐다.
수년간의 노력 끝에 그림은 다시 스웨덴 소유가 됐고, 1997년 마침내 제자리에 걸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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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라르손은 스웨덴의 국민 화가다. 스웨덴 국립미술관에 가면 그의 대표작을 볼 수 있는데, 전시실이 아니라 중앙 홀 벽면에 전시돼 있다. 스웨덴의 역사와 전설을 담은 벽화 연작이기 때문이다. 미술관이 의뢰한 벽화인데도 마지막 그림은 완성된 지 80여 년이 지나 설치되었다. 무슨 사연이 있었던 걸까?
‘한겨울의 희생’은 스웨덴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많았던 작품이다. 북유럽 전설에 나오는 스웨덴 왕 도말데가 한겨울 기근을 피하기 위해 인신공양 의식을 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 속 배경은 고대 노르웨이 신앙의 중심지였던 웁살라 신전이다. 금으로 장식된 호화로운 신전은 세 명의 신을 모셨는데, 각각 기근과 역병, 전쟁, 결혼을 주관하는 신이었다. 그중 기근과 역병을 담당하는 신이 가장 힘이 셌기에, 나라에 기근이 들면 산 사람을 제물로 바쳤다. 의식을 진행 중인 제사장 앞에는 하얀 포대가 놓여 있다. 산 채 끌려온 희생양이 들어 있을 터. 붉은 망토의 집행자가 칼로 찌를 준비를 하자, 왕이 벌떡 일어나 스스로 옷을 벗는다. 백성을 더 이상 희생시킬 수 없으니 자신을 죽이라고 명하는 장면인 것이다. 왕이 나체로 등장하고 인신공양이라는 미신적 주제를 다루니까 논란이 될 수밖에 없었다.
미술관에서 거부당한 그림은 결국 다른 사람 소유가 됐고, 화가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1983년에는 아예 일본으로 팔려 갔다. 그러다 1992년 국립미술관 개관 200주년 기념 라르손 헌정 전시회 때 이 그림이 출품됐다. 일본에서 빌려 온 이 그림을 보기 위해 무려 30만 명이 몰려들었다. 그림을 반드시 되찾아 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수년간의 노력 끝에 그림은 다시 스웨덴 소유가 됐고, 1997년 마침내 제자리에 걸리게 됐다. 오판되어 거부당한 지 82년 만이었다. 이제 그림의 주제는 다르게 읽힌다. 백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왕. 화가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도 바로 그게 아니었을까.
‘한겨울의 희생’은 스웨덴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많았던 작품이다. 북유럽 전설에 나오는 스웨덴 왕 도말데가 한겨울 기근을 피하기 위해 인신공양 의식을 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 속 배경은 고대 노르웨이 신앙의 중심지였던 웁살라 신전이다. 금으로 장식된 호화로운 신전은 세 명의 신을 모셨는데, 각각 기근과 역병, 전쟁, 결혼을 주관하는 신이었다. 그중 기근과 역병을 담당하는 신이 가장 힘이 셌기에, 나라에 기근이 들면 산 사람을 제물로 바쳤다. 의식을 진행 중인 제사장 앞에는 하얀 포대가 놓여 있다. 산 채 끌려온 희생양이 들어 있을 터. 붉은 망토의 집행자가 칼로 찌를 준비를 하자, 왕이 벌떡 일어나 스스로 옷을 벗는다. 백성을 더 이상 희생시킬 수 없으니 자신을 죽이라고 명하는 장면인 것이다. 왕이 나체로 등장하고 인신공양이라는 미신적 주제를 다루니까 논란이 될 수밖에 없었다.
미술관에서 거부당한 그림은 결국 다른 사람 소유가 됐고, 화가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1983년에는 아예 일본으로 팔려 갔다. 그러다 1992년 국립미술관 개관 200주년 기념 라르손 헌정 전시회 때 이 그림이 출품됐다. 일본에서 빌려 온 이 그림을 보기 위해 무려 30만 명이 몰려들었다. 그림을 반드시 되찾아 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수년간의 노력 끝에 그림은 다시 스웨덴 소유가 됐고, 1997년 마침내 제자리에 걸리게 됐다. 오판되어 거부당한 지 82년 만이었다. 이제 그림의 주제는 다르게 읽힌다. 백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왕. 화가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도 바로 그게 아니었을까.
이은화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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