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억 거포의 1일 1미담, 투수·타자 가리지 않는다 [MD시드니]
[마이데일리 = 시드니(호주) 심혜진 기자]두산의 호주 스프링캠프 인터뷰에서 자주 이름이 거론되는 선수가 있다. 그야말로 미담 폭격기다. 투수와 타자를 가리지 않고 조언을 해주고 있다. 주인공은 김재환(35)이다.
두산에서 훈련량으로 김재환을 따라올 선수는 없다. 시즌과 비시즌을 가리지 않고 매일같이 잠실야구장에 나와 훈련을 하는 선수로 유명하다. 2008년 두산 입단 후 무명시절을 거쳤다. 2012시즌까진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던 김재환은 김현수(35·LG)가 메이저리그 진출한 직후인 2016시즌 주전으로 도약했다. 4번타자 자리도 꿰찬 김현수는 2018년 44홈런을 기록하며 홈런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는 두산과 4년 115억원 대형 FA 계약도 맺었다.
그럼에도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여전히 이 루틴을 지키고 있다.
긴 무명 시절을 거쳤던만큼 힘든 과정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후배가 다가와 조언을 구하면 상세히 알려준다. 혹은 먼저 다가가 알려주기도 했다.
차기 4번 타자로 꼽히는 김민혁이 미담의 포문을 열었다. 김재환은 김민혁이 2군 생활할 때부터 많은 조언을 해줬다.
김민혁은 "사실 나는 고등학교 때까지는 장거리 타자가 아니었다. 중장거리 타자였는데, 프로에 들어와서 2군에서 연습할 때 재환이형을 만났다. 형이 훈련 때 힘의 150%로 스윙하라고 했다. 그래야 시합 때 100%로 칠 수 있는 스윙 나온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경기 후, 이동일 등에도 매일 스윙 100개씩 하고 들어가라고 했다. 지금도 강조하신다. 그렇게 하다 보니 장거리 타자가 됐다. 배트 스피드도 향상됐다. 지금도 재환이 형에게 많이 물어보고 피드백도 많이 듣고 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투수 최원준에게는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선배다.
최원준은 "재환이 형은 누구나 다 알 정도로 훈련량이 많이 않나. 내가 처음 1군에 올라왔을 때 '너는 놀 때가 아니고, 연습을 많이 할 때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형 못지 않게 훈련을 하다보니 이렇게까지 성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경기 중에도 조언을 얻곤 한다. 최원준이 마운드에 오를 때 김재환은 주로 좌익수 자리에 서 있는다. 최원준의 투구 모습이 이상해지면 바로 이야기를 해준다.
그는 "항상 형은 뒤에서 보시니깐... 경기 중에도 '원준아 오늘은 힘쓰려고 하는게 보인다. 편하게 던져라'라는 말을 해주신다. 이제는 편하게 의지하는 사이가 된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어린 선수들도 김재환을 본받아 더욱 성장하기를 바랐다. 최원준은 "재환이 형은 쉬는 날 없이 항상 야구장에 나온다. MVP 받은 선수도 저렇게 하는데, 어린 선수들도 보고 많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김재환(위), 김민혁(왼쪽)과 최원준. 사진=두산베어스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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