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인천 초등생 '다발성 손상'...부모 "때린 사실 있다"
[앵커]
인천에서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이 온몸에 멍이 든 채 숨졌습니다.
학대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던 부모는 훈육을 위해 때린 적이 있다며 혐의를 일부 인정했습니다.
박정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출입이 통제된 집 앞, 어린이용 자전거들만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숨진 초등학교 5학년생 남자 어린이가 친아버지와 의붓어머니, 동생 두 명과 함께 살던 집입니다.
아들이 숨을 쉬지 않는다고 아버지가 119에 신고해 병원에 옮겨졌지만, 아이는 끝내 세상을 떠났습니다.
몸 구석구석에서 멍이 발견되면서, 경찰은 아이가 학대를 받다 목숨을 잃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부모를 긴급 체포했습니다.
애초 부모는 아이가 자해해 상처가 생긴 거라며, 학대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이어진 조사에서, 산만한 아이를 훈육하기 위해 때린 사실이 있다며 혐의를 일부 인정한 거로 파악됐습니다.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다발성 손상이 확인된다는 1차 구두 소견을 내놓았습니다.
다만, 직접적인 사인은 정밀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웃 주민들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아이 울음소리가 자주 들렸고, 추운 날 얇은 옷만 걸친 아이가 혼자 밖을 배회하는 걸 목격하기도 했다는 겁니다.
[같은 아파트 주민 : (아이가) 쓰레기 분리수거 하러 나오고…. 추워 죽겠는데 옷도 제일 얇은 걸 입고 온다는 거지…. 애한테 시키는 거지….]
숨진 어린이는 지난해 11월 말부터는 유학을 준비하며 홈스쿨링을 한다며 학교에도 나오지 않아 교육 당국의 집중관리대상에 포함된 거로 확인됐습니다.
관할 교육청은 이에 따라 다음 달 아동과 어머니를 함께 학교에 방문하게 하고 정기적으로 연락을 취하는 등 아이의 소재와 안전을 확인해 왔지만, 특별한 문제는 발견하지 못했다는 입장입니다.
숨진 아동의 동생들을 시설에 분리 조치한 경찰은 구체적인 학대 정황을 파악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포렌식 조사하는 등 보강 수사를 벌인 뒤, 부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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