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층대 위에 세워진 '허약한 건물'이 피해 키웠다
[앵커]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으로 사상자 숫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부실한 건물들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튀르키예는 앞서 1999년에도 강진으로 큰 인명 피해를 본 적이 있는데 뼈아픈 과거가 재현됐습니다.
임수근 기자입니다.
[기자]
튀르키예 지진 현장의 특징은 폭격을 맞은 듯 주저앉는 대형 건물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중소형 건물은 물론 아파트 등 대형 건물들도 힘없이 밑으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케말 멩겔로글 / 아다나 주민 : 두려웠어요. 건물이 온통 흔들려서 서 있을 수가 없었어요. 계속 흔들려서 대피했습니다.]
드러난 건물 단면을 보면 철근 몇 가닥 외에는 모두 콘크리트나 벽돌뿐입니다.
수직 방향 압력은 물론 수평 방향에서 오는 충격에 매우 취약한 구조입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지진 피해가 커진 원인 중 하나가 이 같은 허약한 건물 탓이란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관련 전문가들은 지진 위험이 수천 년간 계속돼왔고 내진 건축 기술도 크게 발전했지만 튀르키예에선 변한 게 없다고 말합니다.
1999년에도 규모 7.6 강진으로 1만7천여 명이 숨졌고 2011년에는 800여 명이 숨졌습니다.
튀르키예의 지진 피해 양상은 1995년 일본 고베대지진과 비교해 보면 확연히 구별됩니다.
당시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했지만 오래된 목조 건물 위주로 피해를 당했고 내진 설계 기준에 따라 지은 건물들은 경미한 피해만 입었습니다.
특히 튀르키예의 경우 설계 기준이 강화된 2000년 이후 건축물도 이번 지진으로 일부 붕괴된 것으로 나타나 규정이 제대로 이행됐는지도 의문입니다.
전문가들은 다만 이후 진행할 재건작업이 건물 안전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했습니다.
YTN 임수근입니다.
YTN 임수근 (sgl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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