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틱 선배’ 기성용의 응원 “현규야, 더 당차게 뛰어봐”
“셀틱은 놀라운 팬들 가진 클럽
새 환경에 차분하게 적응해야”
프로축구 FC서울 베테랑 기성용(34)은 까마득한 띠동갑 후배 오현규(22·셀틱)에게 특별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자신의 길을 비슷하게 따르고 있어서다.
2022시즌 K리그1 수원 삼성에서 뛰면서 팀 내 최다인 13골을 넣은 오현규는 지난달 25일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과 5년 계약을 맺었다. 오현규는 셀틱에 입단한 역대 세 번째 한국 선수다. 그 처음이 14년 전 기성용이었다.
기성용은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 출발에 앞서 기자와 서면 인터뷰를 하며 “현규는 좋은 잠재력을 갖춘 선수라고 생각한다. K리그 경험이 많지 않지만 충분히 자신만의 플레이를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며 오현규의 도전을 응원했다.
매탄고 재학 중이던 2019년 수원과 준프로 계약을 맺은 오현규는 K리그에 데뷔해 11경기에 출전했다. 뒤이어 곧바로 상무에 입단해 군 복무를 마쳤고, 전역 후엔 단숨에 수원 주전 자리를 꿰찼다. 골 결정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카타르 월드컵에 예비 선수로 대표팀과 동행하기도 했다. 비록 월드컵 무대에 서지 못했지만, 오현규에게 꾸준한 관심을 보이던 셀틱이 월드컵 직후 적극 영입에 나서 계약이 성사됐다. 오현규는 계약 직후 “어린 시절 셀틱에서 뛴 선수들(기성용·차두리)을 보면서 꿈을 키워왔다. 그런 팀의 엠블럼을 달고 뛸 수 있게 돼 설렌다. 나도 잘해서 그들이 이룬 목표를 더 높이 이루고 싶다”는 다짐을 전했다.
오현규는 지난달 30일 셀틱 데뷔전을 치른 것을 시작으로 팀의 세 차례 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팀 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아직 공격포인트는 없지만 지난 6일 세인트존스턴과의 원정경기에서는 상대 퇴장과 함께 페널티킥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기성용은 “현규와 인연은 없지만, 경기장에서 같이 경기하면서 좋은 피지컬과 스피드를 갖춘 선수라는 느낌을 받았다. 플레이에 자신감이 보이고 당찼다”고 오현규의 첫인상을 이야기했다.
기성용에게도 자신의 첫 유럽 진출이자 도약대가 된 셀틱에서의 기억이 특별할 수밖에 없다. 2006년 서울에 입단해 4시즌 총 93경기(9골 10도움)를 뛴 기성용은 2009~2010시즌 셀틱에 입단하며 유럽 무대를 밟았다. 기성용은 셀틱에서 세 시즌 동안 87경기 11골 15도움으로 맹활약하며 자신의 이름을 유럽 빅리그에 알렸다. 셀틱 시절을 떠올린 기성용은 “셀틱은 정말 놀라운 팬들을 가진 클럽이다. 경기할 때마다 그 분위기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나에게는 정말 좋은 경험이었던 시기”라고 추억했다.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기성용은 스완지시티, 선덜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에서 8시즌을 더 뛰고 2020년 중반 친정팀 서울로 돌아왔다.
기성용은 “언어, 기후, 동료 등 모든 것이 경험하지 못한 것이라 여러 환경적인 부분이 힘들 수밖에 없다. 새로운 것들에 차분하게 적응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 “유럽에서는 소극적이기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더 잘 통할 것” 등 오현규에 대한 조언도 남겼다. 그는 이어 “현규와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궁금하거나 어려운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했다”고 했다.
한편 기성용은 K리그 복귀 뒤 네 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태국과 일본으로 이어지는 전지훈련이 조금 피곤하기는 하다. 그래도 따뜻한 곳에서 몸을 만들 수 있어서 좋다. 몸상태도 괜찮다”고 했다. 그는 “올 시즌도 부상 없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개인적인 목표에 조금 더 포커스를 맞추면서 즐겁고 행복한 시즌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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