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입 한 달 만에 극단선택한 육군 이병, 집단 괴롭힘 때문이었다

전방 일반전초(GOP) 지역 장병들이 비무장지대 경계근무를 수행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지난해 11월 강원 인제군 일반전초(GOP) 부대에서 전입 한 달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육군 이병이 집단 괴롭힘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병사들의 집단 괴롭힘을 막아야 하는 부대 간부도 집단 괴롭힘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군이 숨진 김모 이병 유가족에게 설명한 군사경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김 이병은 부대 내 집단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병사 8명이 오랜 해외 생활로 한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김 이병에게 면박을 주고, 부대원의 관등성명 등을 암기하도록 강요하며 제대로 외우지 못하면 폭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일을 제대로 못 하면 총으로 쏴버리겠다”는 협박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집단 괴롭힘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간부는 사건 초기에 자신의 잘못을 덮기 위해 ‘타살 가능성이 있다’는 허위보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육군 측은 “유족에게 최종 수사 결과를 설명드렸고, 관련자에 대해서는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 소식통은 “(집단 괴롭힘 관련) 인원들을 민간 경찰에 이첩했다”며 “민간 경찰에서 조사 후 입건하는 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