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 이후 반년’ 조합원에 가압류, 갈등 불씨 여전

[KBS 대구] [앵커]

지난해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의 발단으로, 한 시장정비조합의 개발 사업이 지목됐었죠.

반년이 지난 지금도 해당 조합원들은 소송에 휘말린 채 백억 원 넘는 빚을 갚아야 하는 데다 관련 수사도 지지부진하면서 갈등의 불씨가 여전합니다.

신주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신천시장 정비사업으로 건립된 한 복합상가 건물.

3년 전 완공됐지만, 상가 상당수가 미분양 상태입니다.

지난해 6월 변호사 사무실 방화 피의자는 이 개발 사업에 투자한 돈을 돌려받지 못한 게 계기가 돼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이후 반년이 흐른 지금, 대출까지 끌어다 사업비를 댔던 조합원들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분양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데다 시공사가 공사비를 받지 못했다며, 조합원 80여 명의 개인 재산에 가압류를 걸었기 때문입니다.

[A 씨/신천시장정비조합원 : "평생 번 거(시장 점포) 여기 줬잖아요. 집마저 압류가 들어와서요. 영감님 (얼마 전) 돌아가시고 나 혼자 지금 밥도 못 먹고, 감당을 못하겠습니다."]

조합은 건설사에 채무를 갚을 이유가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1일 항소심에서 패소했습니다.

공사비와 연 12%의 지연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170억 원이 넘습니다.

결국 조합은 이를 갚기 위해 조합원 몫의 상가를 팔기로 결정했지만 공사비를 다 갚을 수 없는 데다 경기 침체 탓에 매각될 지도 불투명합니다.

[사공종태/신천시장정비사업조합장 : "조합원 명의로 된 상가의 소유권을 포기하고 일괄 매각을 통해 시공사에 부담해야 할 공사비 채권 등을 상환할 예정이고…."]

방화사건 이후 수성구청이 전 조합장과 업무대행사 대표 등을 도시정비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지만 수사는 진척이 없습니다.

[대구 수성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검찰로 넘어가야 하는데. 경찰서에서도 아직 수사 중이라는 말밖에."]

방화 사건의 불씨를 당긴, 시장 정비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주현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신주현 기자 (shinjou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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